포스코퓨처엠(003670)이 1조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배경엔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이 급등한 상태에서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까지 무차입 기조를 유지했으나 포스코ESM과 합병으로 2차전지 사업에 본격 진출한 이후 재무 구조가 악화됐다.
13일 포스코퓨처엠이 공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차전지 산업 내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 금융기관 차입, 회사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 보유자산 활용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고려했다.
회사는 1조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배터리소재 제조 합작법인에 투자하고 국내 양극재 생산능력을 늘리는 등 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광양전구체 공장 원재료 매입대금을 지급하는 등 운영자금으로도 쓰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퓨처엠은 유상증자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2차전지 생산능력 확대 과정에서 차입금 규모가 증가하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크게 확대됐다”며 “추가적인 부채성 조달시엔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진행 투자 완결 및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판단으로 단순 재무구조 개선만 아니라 명확한 자금 사용 목적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포스코퓨처엠은 2023~2024년 공모사채 발행을 거치면서 장기차입금이 2021년 말 1801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조 6326억 원으로 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60.9%에서 139.0%, 차입금 의존도는 28.1%에서 46.1%로 각각 증가하면서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상태다. 올해 1분기 현금성 자산도 4448억 원으로 지난해 말(6442억 원) 대비 31% 감소했다.
2차전지 산업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가 계속된다면 차입금 부담은 더욱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설비 투자 등으로 자금 지출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영업현금창출력이 개선돼야 하지만 전기차 업황 부진 여차로 외부자금을 통한 자금 소요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조 단위 대규모 유상증자가 연달아 이뤄지면서 금융 당국의 심사도 꼼꼼해진 만큼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 활동도 강조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유상증자 IR 자료를 게시하고, 전담 콜센터를 통해 유상증자 문의사항 등을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한 최적의 자금조달을 고민한 결과가 유상증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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