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약 개발 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의 주가가 신약 후보물질 임상 실패 여파로 연일 곤두박질 치고 있다. 1만 원을 넘보던 주가가 어느새 1000원 언저리로 추락하며 해당 종목 주식을 매집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브릿지바이오는 직전 거래일 대비 53원(4.65%) 하락한 1087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약 개발 기대로 14일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인 8960원까지 치솟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브릿지바이오의 주가는 이후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최고점 대비 90% 가까이 하락했다. 14일 브릿지바이오가 특발성폐섬유증(IPF) 신약 후보물질인 ‘BBT-877’의 임상 2상 탑라인(주요 지표)에서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공시한 탓이다.
실망스러운 결과에 투자 자금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전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털(VC) UTC인베스트먼트는 16~22일 브릿지바이오 주식 123만 6322주(7.61%)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회수 금액은 약 18억 1680만 원 수준이다.
연이은 주가 추락에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개인들은 브릿지바이오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음에도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해당 주식을 매집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지난달부터 전날까지 브릿자바이오 주식 25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가 폭락과 더불어 상장 폐지 위험도 존재해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거래소는 최근 3년 중 2회 이상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사업손실(법차손)이 발생한 브릿지바이오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브릿지바이오의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72.3%로 2022년(80.4%)과 2023년(215.2%)에 이어 3년 연속 기준치인 50%를 초과했다. 만약 브릿지바이오가 내년 감사보고서에서도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상장 폐지 심사 대상이 된다.
연이은 주가 추락에 브릿지바이오는 투자자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일각에서 제기 중인 상장 폐지 우려에 대해 “국내외 제약사들과의 전략적 제휴 및 재무적 투자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연내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자본 조달을 완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적 개선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브릿지바이오는 현재 BBT-877 외에도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BBT-401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BBT-301 등 다수의 임상 과제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이들의 글로벌 기술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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