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이 한국의 방산업을 주목해야한다고 보고서를 낸 것이 무색하게 관련 종목이 급락했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만큼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방산주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국내 주식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종목으로 꼽았다. 유럽의 방위비 증액,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맞물려 추가 수주에 따른 실적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로템(064350)(2.28%)을 제외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1.92%), LIG넥스원(079550)(-9.22%), 한화시스템(272210)(-7.24%), 풍산(103140)(-5.96%), 한국항공우주(047810)(-3.53%), SNT다이내믹스(003570)(-3.62%), 엠앤씨솔루션(484870)(-10.57%)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코스피지수(1.47%)가 강세를 보이는 등 수급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방산주가 특히 약세를 보인 것이다.
주로 기관과 연기금이 방산주를 매도했다. 기관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540억 원), 한화시스템(261억 원), LIG넥스원(217억 원), 한국항공우주(117억 원) 등을 정리했다. 연기금은 LIG넥스원(121억 원), 한화시스템(120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5억 원) 등을 던졌다. 외국인은 이 같은 흐름 속에 매수에 나섰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JP모건은 앞서 ‘한국 방산업’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유럽 및 중동시장이 K방산 재평가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LIG넥스원의 목표 주가를 평균 28% 상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JP모건이 설정한 목표 주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5만 원, KAI 9만원, LIG넥스원 37만원, 현대로템 12만원이다.
JP모건이 한국 방산업을 주목하라는 보고서가 나온지 3거래일 만에 방산주가 약세를 보이자 전문가들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일시적 조정일 뿐 추세적 하락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모멘텀이 유입된 방산주는 업종 내 차익실현 및 순환매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유럽 방위비 증액에 따라 방산주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세계 각국의 방위비 증액 기조가 강해졌고 최근에는 유럽 국가들도 적극적으로 국방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냉전 돌입으로 인해 글로벌 군사적 긴장과 군비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저관여 정책은 각국의 방위비 지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되며 유럽과 중동 국가들은 자체적인 국방력 강화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방산기업들의 수출 확대 모멘텀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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