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물가 등 거시경제 지표에 따라 크게 출렁이던 국내외 증시가 이번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라는 변수에 맞닥뜨렸다. 20일(현지시간) 취임 예정인 트럼프 당선인의 행정 명령에 주목하면서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나 조선·방산 업종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피 지수는 2523.55로 10일(2515.78) 대비 7.77포인트(0.30%) 상승하면서 사실상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717.89에서 724.69로 6.8포인트(0.95%) 상승했다.
10일부터 17일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은 8816억 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215억 원, 3727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대로 코스닥 시장이 개인이 1212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4억 원, 1490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번 주 코스피는 주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 고용 지표 호조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위험자산 선호가 줄어들면서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이탈한 결과다. 다만 15일(현지시간) 발표된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9%로 예상치에 부합하자 서 미국 장기채 금리 등이 내리면서 시장도 반등했다. 물가 리스크로 국채금리까지 급등하면서 확산되던 공포 심리가 디스인플레이션 기조를 확인하면서 안정된 것이다. 국내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무력충돌 없이 체포되면서 정치적 리스크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다음 주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최대 변수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꼽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100건 이상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전략을 공언하면서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반영하면서 긴장을 높이고 있다. 다만 선반영된 불확실성이 취임 이후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로 멕시코·캐나다·중국 등에 관세를 부과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임기 초반엔 대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취하면서 매달 2~5%씩 점진적 보편관세 부과를 강하게 시사할 수 있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인 만큼 트럼프와 협력하거나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업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엔터테인먼트는 콘서트 매출이 서비스 소비인 데다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재화 등은 소비자에 가격을 전가할 수 있는 만큼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업종으로 꼽힌다. 조선 및 방산은 트럼프 수혜주로 지목된 이후 주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 주는 본격적인 실적 발표 기간이기도 하다. 22일 기아·LG디스플레이, 23일 SK하이닉스·현대차, 24일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예정돼 있다. 낙폭 과대 업종으로는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 자동차가 있고 실적 컨센서스 변화 대비 저평가 업종으로는 자동차, 은행, 보험, 상사·자본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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