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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 부분(웨스팅하우스와 분쟁) 잘되고 있어"…韓美, 유럽원전 동반 공략

황주호 '체코 걸림돌' 제거 시사

'중동은 韓, 유럽은 공동 진출'로

지재권 분쟁 사실상 마무리 단계

"수주이익 급감 자초" 비관론도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한국원자력산업협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2025 원자력계 신년 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권욱 기자




한국원자력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0일 “한미 정부 간 원자력 수출·협력 약정(MOU)이 체결됐다는 것은 상업적인 부분도 잘 돼 가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적재산권 분쟁이 조만간 해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황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2025 원자력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웨스팅하우스는 2022년 10월 한수원이 체코와 폴란드 등에 수출하려는 원자로가 자사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 기술이 들어간 원자로를 수출하려면 웨스팅하우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 정부가 8일(현지 시간) 원자력 수출·협력 MOU에 정식 서명하면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갈등도 해결의 실마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출에 이의제기를 중단하는 대신 향후 한수원이 유럽 시장에 진출할 때는 웨스팅하우스의 승인을 받는 식이다. 사실상 미국과 동반 진출하는 개념이다. 대신 중동에서는 한국형 원전으로 진출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웨스팅하우스의 한 관계자는 “한수원이 유럽에서는 웨스팅하우스와 함께하고 중동은 독자 진출하는 안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사이의 분쟁 종식은 그동안 한국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던 프랑스 출신 패트릭 프래그먼 웨스팅하우스 최고경영자(CEO)가 3월 말 물러나기로 한 것도 한몫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사이의 분쟁은 기본적으로 민간 영역의 일”이라면서도 “양국 정부 차원의 공조 확대에 웨스팅하우스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해석했다.

다만 ‘팀 코리아’와 웨스팅하우스가 원전 수출 지역을 분담하는 타협안을 최종 도출할 경우 체코 원전 본계약 같은 급한 불은 끄는 대신 어렵사리 마련한 유럽 시장의 교두보를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은 원전 신증설이 가장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지역이다. 황 사장 역시 지난해 8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스웨덴·핀란드·네덜란드·슬로베니아 등지의 고객들과의 계약이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었다.

반대로 웨스팅하우스와 경쟁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 선에서 유럽 진출국을 추가로 발굴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11월 웨스팅하우스와 손잡고 따낸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사례와 같이 한미 기업이 동반 진출하면서 설계와 시공 등 역할을 분담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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