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세계 최초로 3개 이상의 언어를 동시에 인식해 실시간 통·번역을 지원하는 인공지능(AI)서비스를 공개했다.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비즈니스맨들이 통역사 없이 한 테이블에 앉아 협상을 이어가는 ‘언어 장벽 없는 회의’가 모습이 조만간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는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실시간 통·번역을 지원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준희 삼성SDS 사장은 “지난해 CES에서 생성형 AI 서비스 플랫폼을 소개한 뒤 발전해 온 결과”라며 “생성형 AI와 연계한 AI 서비스 플랫폼과 협업 솔루션과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까지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이번 CES에서 기업용 협업 솔루션에 강점을 지닌 ‘브리티 코파일럿’과 함께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와 업무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오토메이션’을 소개했다. 참가자들의 관심은 3개 언어 이상을 실시간 통·번역을 지원하는 브리티 코파일럿에 집중됐다. 시연은 미국과 베트남 현지 직원들이 회의에 참여하는 상황에서 본사에 건의사항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현재 한국어와 영어를 비롯해 중국·독일·스페인어 등 10개 언어의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며 러시아·아랍어 등 총 15개 언어의 번역을 지원하고 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이메일과 영상 회의 등 협업 솔루션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로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금융·제조·건설업 등 산업 분야에서 18만 명 이상이 쓰고 있다.
삼성SDS는 이번 CES에서 브리티 코파일럿의 ‘퍼스널 에이전트’ 기능도 공개했다. 별도의 명령 없이도 사용자의 메일·문서 자료 등과 같은 사내 지식 정보를 활용해 업무를 스스로 처리하는 서비스로 오는 5월 출시될 예정이다. 이날 시연에서 퍼스널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회의나 다른 업무로 응답이 어려운 경우 동료로부터 일정 문의나 업무 자료 공유 등을 받아 스스로 일정을 조회하고 자료를 찾아 답변했다. 삼성SDS는 사용자의 주요 일정과 할 일을 알려주는 데일리 브리핑, 이동 중 목소리만으로 업무 지시가 가능한 보이스 어시스턴스, 팀 협업 업무를 지원하는 팀 에이전트 기능 등을 올 상반기 내 추가로 공개할 계획이다.
챗GPT 등 각종 생성형 AI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의 일종인 패브릭스는 지난해 4월 출시 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정확도 높은 답변에 역점을 뒀지만 올해는 사내 업무 시스템과 거대언어모델(LLM)을 연결해 시장 트렌드 조사를 스스로 수행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보안기능도 대화와 데이터 이력을 암호화하는 등 한층 높아진 관리 수준을 보여줬다.
삼성SDS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단순 업무를 소프트웨어(SW) 로봇으로 자동화하는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에 생성형 AI를 더한 브리티 오토메이션도 고도화했다. 실제 서비스를 적용했던 ‘제품 수출을 위한 해외 국가의 법령 정보 수시 모니터링’에선 고객사 직원 7명이 12주가 걸린 업무 기간이 한 주로 단축됐다. 사람이 수작업으로 하던 작업을 브리티 오토메이션을 통해 수출 대상국의 법령 사이트를 자동 모니터링해 개정 법령 문서의 바뀐 부분을 찾아 한글로 번역·요약 후 담당자에게 알림을 제공하는 자동화 작업이 이뤄졌다. 이 사장은 "한층 고도화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 비즈니스의 진정한 하이퍼 오토메이션 혁신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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