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 3000억 원을 국내 시장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전동화와 소트웨어중심차량(SDV)에 맞는 기술과 생산 시설을 확보해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공격적인 투자로 모빌리티 분야에서 일본 혼다·닛산의 합병과 중국 전기차의 부흥 등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9일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모빌리티 혁신 허브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국내 투자에 나선다”며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지난해(20조 4000억 원)보다 19%, 약 3조 9000억 원 증가한 24조 3000억 원을 국내에 투입한다. 이번 투자 계획은 정의선 회장이 이달 6일 신년사에서 대내외 위기를 ‘퍼펙트스톰’으로 언급한 지 사흘 만에 공개됐다.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정 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체질 개선을 위한 사상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투자는 모빌리티 분야에 집중된다. 현대차는 차세대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연구개발(R&D) 투자에 11조 5000억 원, 전기차 공장 시설 확충 등 경상 투자에 12조 원, 자율주행 등 전략 투자에 8000억 원을 올해 집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부품과 철강·건설·금융 분야에서 신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한다. 부품 분야에서는 전기차 모듈 신공장을 만들고 철강은 액화천연가스(LNG) 자가발전소 건설을 진행하며 건설은 수소 생산 실증 사업과 소형모듈원전(SMR)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 최대 투자 계획 발표는 고객·주주·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신뢰를 쌓아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미래 투자의 종합적인 방향성과 성장 의지 등을 투명하게 전달해 협력사들의 사업 계획 수립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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