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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면·만두 인기 업고…유럽·美서 공격투자

[2024 격변의 K유통] <3> 전세계 입맛 사로잡은 K푸드

K콘텐츠 인기 가공식품으로 전파

해외 시장 이해도·현지화도 주효

CJ·삼양식품 등 공장확충 잇따라

내수는 찬바람…'가격 통제' 극심

오너 3세들 고속승진 경영 전면에





올해 식품업계는 해외 시장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대중음악을 비롯한 한국산 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진 영향이다. 이 때문에 주요 식품업체들은 해외 생산 거점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

29일 농식품부·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한국산 라면 수출액은 11억 382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8억 7596만 달러) 대비 30.0% 늘었다. 이미 작년 연간 수출액인 9억 5240만 달러를 넘어 ‘10억 달러 고지’를 처음 돌파했다. 과자류·음료·쌀가공식품 역시 수출 시장에서 줄줄이 역대 최고 성과를 냈다.

이는 한국산 드라마나 영화 같은 콘텐츠의 인기가 한국 음식으로 고스란히 옮겨간 결과로 해석된다. 삼양식품의 경우 해외에서 ‘불닭 챌린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 브랜드로만 연간 1조 원의 글로벌 매출을 달성했다. CJ제일제당은 5년 전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를 인수한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현지 일반소비자용(B2C) 만두 시장을 장악했다. 글로벌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낯선 발효식품도 현지화를 통해 해외를 공략했다. 빵에 발라먹는 잼 형태로 개발된 대상의 ‘김치 스프레드’가 대표적이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에 힘입어 올해 해외 생산기지 확보도 잇따랐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에 신공장 부지를 확정하고 설계에 들어갔다. 동시에 미국에선 자회사 슈완스가 사우스다코타주에 북미 최대 규모 아시안 식품 생산 기지 건설에 돌입했다. 두 시설은 각각 만두를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 사업 대형화를 위한 전진 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삼양식품은 최근 첫 해외공장 부지로 중국 자싱시를 낙점하고 이를 운영할 법인을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농심은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2공장에 용기면 고속 생산 라인을 추가했다. 롯데웰푸드도 인도 법인 하리아나 공장에서 빼빼로를 현지 생산하기 위해 올 1월 약 330억원의 신규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반면 찬바람이 불었던 내수 시장에선 정부의 가격 통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심했다. 특히 관료들이 가공식품 제조공장이나 본사를 순회하며 가격 동결·인하를 거론한 것은 역대 정부 사례에 비춰봐도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하반기부터 가격 인상이 본격화 됐다. 올해 김·올리브유·카카오·커피 등 원료의 글로벌 시세가 폭등하며 가공식품뿐 아니라 외식 물가에도 동시다발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는 등 고환율이 지속되면 원재료 부담 급등으로 인해 내년에도 제품가 인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고속 승진으로 경영 전면에 등장한 식품업체 오너가 3세들에게는 각 사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은 11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 입사 5년 만에 전무에 올랐다. 오리온그룹은 23일 담철곤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한국법인 경영지원팀 상무를 2년 만에 전무로 승진시켰다. 1994년생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은 헬스케어와 콘텐츠를 중심으로 불닭 의존도를 낮출 신사업에 매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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