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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전'된 2차전지주 ETF, 순자산 1년새 28% 줄었다

ETF 10조 순자산 총액 4.2→3조 원으로 급감

평균 수익률 -43%…레버리지 상품은 -80%

증권사, 내년 영업익 전망 하향 조정

AFP연합뉴스




올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중국 업체의 저가 물량 공세로 극심한 수익률 부진을 보이고 있는 국내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이 1년 새 30% 가까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관세 부과 우려까지 커지며 시장 불안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KODEX 2차전지산업’ ‘TIGER 2차전지TOP’ 등 국내 2차전지 기업에 투자하는 ETF 10개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해 말 4조 2197억 원에서 이달 24일 기준 3조 229억 원으로 1년 새 28.36% 감소했다. 이 중 ‘BNK 2차전지양극재’ ETF의 순자산은 관리종목 지정 요건 중 하나인 50억 원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국내 2차전지 ETF 10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43.29%로 같은 기간 코스피(-8.09%)나 코스닥(-21.52%) 지수 대비 극심한 하락을 보이고 있다. 기초지수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올 들어 수익률은 -80%로 처참하다. 같은 기간 CATL·BYD 등 중국 대표 2차전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차이나2차전지MSCI(합성)’ ETF가 20% 넘는 수익률을 올린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망도 좋지 않다. 중국 배터리 기업과의 가격 경쟁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데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차 보조금 폐지, 배터리 관세 부과 등 정책 불확실성도 발목을 잡고 있다. 더욱이 중국의 경우 내수 판매 증가로 관세 부과 우려를 조금은 덜어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BYD가 내년 초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불안이 더 가중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내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세계 전기차(EV) 수요 둔화로 전체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와중에 많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은 중국 기업들이 장악한 LEP(리튬·인산·철 배터리) 구매 비중을 늘리고 있어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은 올해 지난해 대비 역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핵심 판매 시장인 미국과 유럽 내 전기차 기업들이 잇달아 내년 신차 출시를 연기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국내 증권사들은 앞다퉈 LG에너지솔루션(373220)·POSCO홀딩스(005490)·삼성SDI(006400) 등 2차전지 기업들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계속해서 내리는 중이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최근 내년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의 매출 부진을 염려하며 에코프로(086520)·에코프로비엠(247540)·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등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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