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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6명 "상속세 부담 크다"…국민 외면한 '세제개편 무산'

■조세硏 재정패널조사 분석

"20억 상속 시 적정세율 10%"

現 30%와 괴리 커 인하 시급

서울 시내 빌라 밀집 지역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6명은 상속세 부담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3분의 1가량은 상속재산이 20억 원일 경우 적정 세율이 10%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상속세 완화에 대한 요구가 생각보다 크다는 뜻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내년도 예산안 단독 처리와 이어진 계엄·탄핵 국면에 정치권의 상속세 개편이 무산됐는데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이달 초 공개한 ‘제16차년도 재정패널조사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의 절반 이상인 57.5%가 ‘상속세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매우 크다’는 14.2%, ‘약간 크다’는 43.3%였고 ‘보통’은 36.7%였다. 재정패널노사는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연이 가계의 경제적 부담과 혜택을 분석하기 위해 2008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조사로 16차년도 조사는 지난해 6~11월 전국 표본 가구원 1만 465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상속세 부담이 크다는 평가는 세율에서 잘 드러난다. 상속재산을 20억 원으로 가정시 응답자의 33.4%가 10%를 적정 세율로 꼽았기 때문이다. 배우자와 자녀가 2명 있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서울에 있는 20억 원짜리 아파트를 상속한다고 보면 현재 피상속인이 부담해야 하는 세율과 세액은 30%, 3억 원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처럼 30%의 세율이 적당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3.3%에 불과했다.

정부는 올해 7월 2024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상속세 최고세율을 40%로 낮추고 자녀 공제를 기존 1인당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야당에서는 일괄 공제를 5억 원에서 8억 원으로, 배우자 공제를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상향하자는 안을 내놓았다. 여아가 상속세 완화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감액 예산안 통과 사태와 비상계엄, 탄핵 정국을 맞아 상속세 개편은 없던 일이 됐다.

문제는 국회의 논의가 멈춘 지금도 중산층의 대표 자산인 아파트 값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12억 7300만 원으로 전주보다 400만 원, 10년 전인 2014년 말보다 7억 8200만 원 상승했다. 서울에 아파트 한 채만 있어도 누구나 상속세 폭탄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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