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100명 중 중소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수는 채 4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처우는 물론 최근 들어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역대급 구인난에도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눈을 낮춰 취업하기보다는 차라리 구직 활동 자체를 포기하는 청년들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20일 서울경제신문이 채용 플랫폼 원티드랩에 의뢰해 기업 인사 담당자 202명, 취업준비생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취업준비생 중 중소기업 입사를 희망한다고 말한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응답자 중 대기업 입사를 희망하는 비율은 43.8%, 중견기업은 26.5%, 벤처·스타트업은 19.3%로 집계됐다.
채용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채용 플랫폼 캐치가 취준생 14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최종 합격한 중소기업에 입사하기보다 최종 불합격한 대기업에 재도전한다는 응답이 71%로 집계됐다. 대기업 재도전을 포기하고 중소기업에 입사하겠다는 응답은 29%에 불과했다.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커지면서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청년층 쉬었음’ 인구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2.7%에서 올해 3분기 29.5%로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33만 6000명에서 42만 2000명으로 지난 1년 새 8만 6000명 증가한 것이다. 1년 이내 쉬었음 인구를 분석한 결과 ‘자발적 쉬었음’ 비율도 28.2%에 달했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청년들과 채용 상담을 하다 보면 처우가 좋은 알짜 기업을 소개해도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무작정 취업을 꺼리는 경향이 과거보다 강해졌다”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눈을 낮춰 취업하기보다 일정 기간 구직 활동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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