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이미지센서 생산을 시스템LSI 사업부로 이관했다. 이미지센서의 생산구조를 간소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글로벌 시장 수요에 적기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개편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DS 부문은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이미지센서 생산을 담당했던 조직을 시스템LSI 사업부의 센서사업팀으로 배치했다. 이 조직의 책임자는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2019년에 퇴임했다가 지난해 센서사업팀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돌아온 이제석 부사장이 맡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는 화성 사업장의 S4(옛 11라인)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서 ‘눈’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전자기기의 카메라 렌즈 바로 뒤에서 빛을 디지털신호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스마트폰뿐 아니라 자동차·가전제품 등 각종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이미지센서 활용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욜그룹은 2020년 177억 달러 규모였던 이미지센서 시장이 2026년에는 258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는 일본 소니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6월에는 업계 최초로 2억 화소의 망원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9’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조직 개편을 통해 이미지센서 라인 관리를 시스템LSI로 이관한 이유는 생산 효율성 증대와 시장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삼성의 이미지센서 사업은 시스템LSI 사업부가 이미지센서 설계를 마치면 파운드리 사업부가 생산을 맡는 구조로 진행됐다. 회사 경영진은 이 구조가 사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없는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LSI 사업부가 파운드리 사업부에 생산을 맡길 때 파운드리 이윤을 보장해주면서 주문을 넣어야 했는데 이때 발생한 추가 생산 비용이 이미지센서 사업 전체의 이윤을 깎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미지센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미지센서 시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웨이퍼까지 관리하면서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조직 개편에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지센서 1위인 소니도 칩 설계와 생산을 일원화해 운영하고 있다”며 “선두 업체를 바짝 추격하기 위한 삼성의 행보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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