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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나스닥서 몸값 4조원 네이버웹툰, 왜 AI에 투자하나

27일 나스닥 상장

1808억원 미래 기술 투자

"창작자의 생산성 향상

AI가 사람 대체 불가"

김준구(앞줄 좌측 세번째) 웹툰 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해진(앞줄 좌측 네번째) 네이버 GIO가 미국 나스닥 상장 기념 타종 행사에 참여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인공지능(AI) 개발과 글로벌 사업 성장에 투입한다. 나스닥 상장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극대화하며 월트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IP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네 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김준구(47) 창업자 겸 대표이사는 27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 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테크 기업이자 콘텐츠 기업으로서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해야 한다"며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인재 채용에 (투자금의)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할 것 같다"고 밝혔다.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한 인재 영입에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은 상장을 통해 최대 3억 1500만 달러(약 4386억 원)를 조달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 중 1808억 원을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 개발에 투입한다.

네이버웹툰는 조달 자금을 바탕으로 창작자를 위한 AI 기술을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채색을 돕는 AI 페인터를 베타 서비스하고 있으며 3D 캐릭터 모델링 쉐이퍼, 이를 2D로 변환하는 콘스텔라 등 여러 AI 서비스도 테스트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사람도 스토리 아이디어만 있다면 웹툰을 창작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저작권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작가 개개인의 그림 데이터를 학습해 개별화된 생성형 AI를 만들고 있다. 김용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AI는 창작자를 대체할 수 없다가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작품 수가 늘어나면 웹툰 플랫폼에도 도움이 되지만 작가에게 추가적인 창작 활동과 수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 활용의 모토는 ‘창작자의 생산성 향상’이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AI가 독자의 작품 감상 이력을 바탕으로 취향에 맞을 것 같은 새 작품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기능도 선보였다. 네이버시리즈에 AI 추천 엔진을 도입했는데 이용자의 33%, 웹툰 영어 서비스 이용자 가운데 35%가 AI가 추천하는 작품을 감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네이버웹툰은 AI를 작가 및 작품과 이용자들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달 10일 작가 및 캐릭터 정보를 학습한 AI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 ‘캐릭터챗’을 공개했다. 원하는 사진을 좋아하는 웹툰 작품의 그림체로 바꿔주는 '툰필터'도 화제를 모았다.

아울러 글로벌 사업 성장에 1266억 원을 투입한다. 전체 매출의 11.3% 수준인 광고 사업을 키우고 우수한 작가 유입을 위해 글로벌 창작 생태계도 확장한다. 콘텐츠 IP 분야에도 542억 원을 투입한다. 향후 9000억 달러(약 123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IP 사업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김준구 웹툰 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제공=네이버웹툰




이번 상장은 네이버웹툰이 2005년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20년 만에 이뤄지는 이벤트였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1분기 기준 150여개 국가에 진출해 월간 활성화 이용자 1억 6900만 명을 확보, 글로벌 스토리테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말 기준 5500만 개의 콘텐츠를 보유했으며 창작자는 2400만 명에 이른다. 최근 10년 간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마스크걸’ 등 100개 이상의 웹툰 IP가 영상 콘텐츠로 제작됐다.

이번 상장 기념 타종 행사에는 네이버 창업자이자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인 이해진 웹툰 엔터테인먼트 사외이사가 참석해 시선을 끌었다. 김 대표는 "투자자들이 네이버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향후 관계를 궁금해했는데,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살다가 아들이 독립하고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한다"라고 했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라면 '아들아 나보다 더 성공한 삶을 살아라. 그리고 필요한 게 있으면 얘기하라' 이렇게 말할 것"이라며 "이해진 GIO에게도 이 얘길 했는데 듣고 웃으셨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창업자이자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인 이해진 웹툰 엔터테인먼트 사외이사. 사진제공=네이버웹툰


나스닥 상장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미국 현지 기업과 관계가 긴밀해져 웹툰·웹소설 IP가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 영상 콘텐츠로 제작되는게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북미에서 발굴한 웹툰 ‘로어 올림푸스’와 ‘프리킹 로맨스’ 등이 영상 콘텐츠로 제작되고 있다.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남선 웹툰 엔터테인먼트 사외이사는 "미국에서 상장될 경우 브랜딩 효과와 인지도, 할리우드 제작사와의 협력 등으로 네이버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웹툰이 나스닥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면 국내 웹툰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픽코마는 일본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출혈 경쟁을 벌이는 프랑스에서 철수하고 일본에서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카카오픽코마는 “시장 상황 및 여러 요건을 종합하여 상장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장 둔화와 수익성이 낮다는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2억 8275만 달러(약 1조 7717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8.8% 성장했지만 순손실은 1억 4500만 달러(약 2003억 원)로 흑자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이미 한국에서 다양한 IP를 확보할 수 있는 작가군을 조성했고 창작자들이 가장 선망하는 플랫폼이라는 위상을 갖추게 됐다”며 “콘텐츠의 다양성이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말했다. 김 CSO는 “플랫폼은 한국과 일본에서 성공 이상을 북미와 글로벌 시장에서 만들어 나갈 것이고, 광고 사업도 의도적으로 많이 키우지는 않았으나 고도화시키고 글로벌 성장 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불확실한 관계도 향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장 완료 후에도 네이버가 웹툰 엔터테인먼트 지분율 63.4%를 확보해 지배주주로서 이사 선임 권한을 보유하지만 라인야후(LY 코퍼레이션)도 지분 24.7%를 보유하게 된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증권 신고서에서 “네이버 또는 라인야후와의 관계가 악화될 경우 제공하는 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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