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만 오픈AI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에서 쫓겨났다. 챗GPT 출시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끈 올트먼 CEO의 시대도 급작스럽게 막을 내렸다.
17일(현지 시간)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샘 올트먼 CEO가 회사를 떠남에 따라 최고 기술 책임자(CTO)인 미라 무라티가 임시로 CEO를 맡게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오픈AI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경영 일선을 비롯해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도 물러난다. 완전한 퇴출 수순이다.
오픈AI에 따르면 올트먼 CEO의 경영권 박탈은 이사회에서 결정한 것으로 이사진은 더 이상 그가 오픈AI를 이끌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오픈AI 측은 “이사회가 더 이상 그가 회사를 이끌 수 있다는 데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회사 측은 임시 CEO를 맡게 된 무라티 CTO를 두고 “지난 5년 간 오픈AI의 경영진으로 활동하면서 오픈AI가 글로벌 AI 리더로 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그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회사의 가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운영과 비즈니스, 연구, 제품 및 안전 장치까지 완전히 숙지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올트먼도 MS도 몰랐다
이달 초 열린 첫 개발자 행사에서 누구나 코딩 없이 GPT 모델을 만들 수 있는 GPTs를 공개해 실리콘밸리를 들썩이게 한 지 열흘만으로, 실리콘밸리는 충격에 휩싸였다. 종종 창업자가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건 드물지 않은 일이지만 챗GPT가 지난 해 11월 말 처음 출시된 후 1년이 채 안 돼 기업 가치가 800억 달러(약 100조원)로 뛰어오르고 올트먼 CEO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심지어 전날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제3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오픈AI의 대표자로 참석하기도 해 급작스러운 결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보기술(IT)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대규모 파트너십을 맺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올트먼 CEO의 퇴진 소식을 직전에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오픈AI와의 대규모 장기 협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임시 CEO인 미라 무라티와 그의 팀과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오픈AI 내부에서도 갑작스러운 올트먼의 퇴진으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무라티 신임 CEO는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