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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오미크론이 보여준 'K바이오'의 과제

이재명 바이오IT부 기자





“냉정하게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글로벌 경쟁은 끝났습니다.”

올해 최고의 성과를 보인 K바이오에 대해 국내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소 비관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보건 산업 수출이 전년보다 15.6% 늘어난 251억 달러,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은 12조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상황에서 나온 자성이다. ‘글로벌 백신 허브’를 앞세워 코로나19 시기 K바이오는 분명 한 단계 도약했지만 도전한 만큼 명백한 한계도 드러났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최근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K바이오의 약점을 다시 들춰냈다. 연간 수십조 원을 벌어들인 글로벌 백신 개발사는 수개월 내 오미크론 대응 백신을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특히 화이자·모더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로 염기 서열만 바꿔 몇 주 만에 변이용 후보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미국 보건 당국은 허가 절차 간소화로 특급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내 백신 개발사는 아직도 임상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험자 모집이 어려울뿐만 아니라 대조 백신으로 필요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의 공급을 정부가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관련 기업들은 다시 임상 계획을 수립하거나 해외 임상으로 대안을 찾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 대응 후보 물질을 만들어도 심사 및 승인이 속도를 내지 못한다. 독성·효능 시험을 해주는 시험 기관이 국내에 3곳 정도밖에 없어 몇 개월은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치료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업계는 정부의 임상 지원이 부족해 개발에 속도를 못 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물론 이들은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조 단위’를 오가는 곳이지만 정부의 ‘의지’에 대해 불안해 한다. 정부가 2~3년간 지원 계획을 밝혔지만 정권 말기에 코로나19 대유행이 안정화되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모험을 걸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K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은 온갖 역경에도 “도전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기 성과에 취하지 않고 꾸준히 인프라를 키워갈 수 있는 민관 합동 기구가 K바이오에 절실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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