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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고지' 열흘, 월세 매물 3%↑ 호가 더 뛰어···'세입자 전가' 시작됐다

[종부세 폭탄 후유증]

■ 불안 커지는 서울 전월세 시장

전세·매매보다 월세 증가세 가팔라

종부세 부담, 임대료로 만회 움직임

대출규제에 보유세 부담까지 가중

실수요층마저 내집 마련 힘들어져

호가 여전히 높아…시장불안 우려





지난달 ‘종합부동산세 쇼크’가 서울 부동산 시장을 강타하면서 곳곳에서 연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일부 보유 주택을 내놓거나 ‘세 부담 전가’ 차원으로 월세 전환 사례가 나타나면서 서울 아파트의 매매·전월세 매물량이 단기간 내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하지만 매매 호가는 줄어들지 않은 데다 전월세 호가는 크게 높아지는 등 매매 시장 안정 효과보다 전월세 시장 불안 요소로 더 크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종부세' 부담에 매물 증가…9.5만 건 돌파=3일 부동산 정보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매매·전세·월세 매물량은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된 지난달 22일 9만 3,279건에서 11일이 지난 이날 현재 9만 5,051건으로 1.9%(1,772건) 늘었다. 지난해 8월 허위 매물 단속 여파로 온라인 매물량이 급감한 이래 전체 매물량이 9만 5,000건을 넘어선 것은 올해 종부세가 고지된 후가 처음이다.

특히 월세 매물의 경우 이 기간 2.9%(543건) 늘면서 매매(1.7%), 전세(1.6%)보다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급격히 커지자 이를 임대료로 만회하려는 움직임이 늘면서 기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마포구의 한 공인 중개 업계 관계자는 “전세로 물건을 내놓았던 집주인들이 반전세나 월세로도 매물을 올려달라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종부세를 내려면 상당한 목돈이 필요한 만큼 월세로 어느 정도 보전하려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대출 규제와 양도세 및 보유세 부담 등이 가중되면서 투자 수요뿐 아니라 실수요층마저 매물 접근이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거래 없이 매물만 누적되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가뜩이나 시장 매물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인데 ‘종부세 쇼크’까지 더해지면서 매물 쌓임 현상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다주택자들이 보유와 처분의 갈림길에서 고심 중인 가운데 결국 매물을 처분하려 하거나 월세를 받아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지난해, 지지난해만 해도 ‘아직은 버틸 만하다’는 인식이 컸다면 올해는 11월 종부세 고지 기점으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들겠다’고 체감한 경우가 늘어났을 것”이라며 “다주택자들로서는 종부세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팔지 않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따져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물 늘지만 호가는 더 뛰어…시장 불안 우려=시장에서는 이 같은 매물 증가가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아닌 불안 요소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대부분 호가는 여전히 기존 최고가를 기준으로 형성돼 있고 시장에서 호응할 ‘급매’ 물건은 별로 나오지 않고 있다. 반면 전월세 매물의 경우 누적된 공급 부족 여파에 ‘세 부담 전가’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호가가 이전보다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전월세의 경우 보증금을 크게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초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400만 원 수준에서 실거래가 이뤄진 송파구 리센츠 전용 84㎡의 경우 현재 호가는 동일한 월세일 경우 보증금이 2억 원으로 높아진 상태다.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달 반전세 실거래가가 보증금 1억 원, 월세 200만 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보증금 2억 5,000만 원에 월세 220만 원 수준까지 뛰었다. 종부세 부담에 월세를 올리거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예금 금리 등이 추가로 인상될 것을 기대하고 보증금을 올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거주 비율이 30% 안팎에 그칠 정도로 ‘투자 수요’ 중심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매매 실거래가가 전용 76㎡ 24억 원, 전용 84㎡ 27억 원 수준이지만 호가는 이보다 1억 5,000만~2억 원가량 더 높게 형성돼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07% 올랐는데 최근 들어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상승’ 자체는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매매 호가를 낮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시장의 거래량이 줄어들었지만 매도 호가를 낮추려는 집주인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책 신뢰도가 흔들리는 상황인 데다 공급 부족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대선까지 앞두고 있어 ‘상승 요인’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또 “오히려 전월세 시장의 경우 내년 계약갱신청구권 종료 여파가 시작되는 등의 이유로 불안이 더욱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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