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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반격 시작”... 美 독주에 가려졌던 신흥국펀드 해뜰까

올 선진국 20% 뛸때 신흥국 -3%

"경기부양 모색…디커플링 해소 기대

인도보단 소외됐던 동남아 매력적"

"선진국이 속 편한 선택지" 반론도





미국의 독주에 올해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 간 성과 차이가 20% 이상 벌어진 가운데 내년에는 ‘신흥국의 반격’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 정상화 모색과 중국의 부양 기조 전환으로 신흥국에 대한 호감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며 그중에서도 동남아시아의 매력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경기회복 및 미국 긴축 속도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신흥국 접근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26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65개 신흥국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2.96%의 손실을 입었다. 반면 선진국인 북미와 유럽 주식형 펀드는 올 들어 각각 29.34%, 18.88%의 수익률을 올려 한 해 성과가 경제 권역별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올해 초부터 지난 24일까지 미국 S&P500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는 각각 25.2%, 20.4% 올랐지만 델타 바이러스 재확산, 강달러 심화, 공급 대란 등의 악재에 노출됐던 아시아 신흥국 주요 지수는 같은 기간 4.5% 하락했다. 올해 들어 65개의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 698억 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지만 북미 주식형은 3조 9,435억 원이 새로 설정됐다.

하지만 잔뜩 움츠러든 신흥국 증시가 내년에 기지개를 켜면서 선진국과 격차 좁히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권역의 성과를 가른 핵심 요인은 백신 접종률로, 4월부터 디커플링이 본격화됐다. 현재 주요 신흥국의 백신 접종률은 50% 수준으로 선진국(72%)에 크게 뒤지지만 올 하반기 접종에 탄력이 붙으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75%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오프닝 모멘텀 기회가 남아 있는 셈으로 최근 발틱운임지수(BDI)가 급락하는 등 물류대란발(發) 생산 차질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론이 신흥국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실제 타격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시장에 녹아 있고 한국은행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리는 등 자금 유출에 대비한 금리 인상이 선제적으로 이뤄져 내년 신흥국의 승차감이 편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8개월 신흥국 증시 성과가 선진국을 22% 밑돌았는데 이 같은 과도한 부진은 2000년 이후 단 두 번밖에 없었다”며 “시장은 긴축보다 긴축 전환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발작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규제 일변도로 신흥국 증시 전반의 불안을 높였던 중국 정부가 내년 하반기 부양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힘을 얻는 것도 긍정적이다. 이달 6중전회 이후 권력이 공고해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내년 말 당대회에서 3기 출범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위해 하반기 부양책이 나오고 정책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중에서도 올해 약진한 인도보다 그간 소외됐던 동남아 증시에 눈을 돌려볼 것을 조언했다. 글로벌 기업의 공장이 집중된 동남아는 올해 코로나19 재확산, 물류 병목현상으로 경제 위축 정도가 특히 컸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동남아 증시는 기술주 입지가 미약하고 원자재 등 가치주의 비중이 높아 위드 코로나 국면에서 존재감이 부각될 수 있다”며 “상대 수익률 관점에서도 관심이 쏠릴 시기가 돼 내년 신흥국이 선진국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동남아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긴축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경기 모멘텀도 약화되고 있어 선진국이 속 편한 선택지라는 견해도 여전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두 권역 간 격차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주요국의 출구 전략이 가시화됐고 경기회복세도 생각보다 약할 수 있어 내년에도 선진국을 더 선호한다”면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주식 비중을 9 대 1 수준으로 담는 전략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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