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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성과 따져 예산 차등 지급···평가는 어떻게 할까

탄소인지예산제 내년 시범운영

정부, 구체적 평가 기준 마련 나서

수소환원 기술 개발 30년 걸리는데

연간 평가로 성과 측정 부적절 지적

"페널티보다 인센티브 방식 적용해야"





정부가 탄소인지예산제도 시행을 앞두고 평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탄소인지예산제도란 정부의 예산이 온실가스 감축에 미치는 영향을 매년 평가하고 결과를 예산 편성 시 반영하는 제도다. 다만 수소환원제철기법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처럼 탄소 감축에 반드시 필요하면서도 성과를 내는 데 수십 년이 소요되는 사업의 경우 연간 평가로 성과를 측정하기 쉽지 않아 정부의 고민이 깊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환경부는 탄소인지예산제도를 뒷받침할 평가 기준을 마련 중이다. 정부는 탄소인지예산제도를 내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23년부터 본격 도입할 방침인데,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의 탄소 저감 실적을 따져볼 틀이 우선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저탄소 연구개발 사업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탄소 절감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을 확보해야 하는데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이 소요되는 기술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평가가 연간으로 이뤄지다 보니 기술 확보에 투입되는 연구개발비의 중요성이 간과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소환원제철이나 이산화탄소포집기술처럼 개발에 30여 년 이상이 걸리는 기술을 단기 성과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 수석전문위원은 “국가 재정이 탄소 감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측정이 곤란하고 이를 위한 행정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탄소 감축 효과는 중장기·누적적으로 나타나므로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한데 단년도 기준의 예·결산 제도와 연계해 성과 목표를 세우고 효과를 분석·평가하는 것은 다소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 내에서는 기술이 개발됐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탄소 감축 총량을 기준으로 감축 효과를 평가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기법처럼 연구개발 기간이 긴 과제를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면서 "단년도 성과를 측정하는 식으로 제도를 설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인식 개선을 위해 필요한 캠페인 사업도 성과를 측정하기 쉽지 않다. 탄소 감축을 위해서는 전력 소비를 줄이는 등 그간의 생활 습관이 달라져야 하는 만큼 이를 위한 홍보 사업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캠페인 사업이 시민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수치화하기 어렵다. 특정 사업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과 배출 효과가 혼재돼 있는 점도 골칫거리다. 석탄 발전소의 대체재로 주목받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경우 석탄 발전소(991g/㎾h)보다 탄소를 더 적게 배출(549g/㎾h)하기는 하지만 탄소를 아예 배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에 정부 안팎에서는 탄소인지예산제도를 도입하되 적용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평가가 쉽지 않은 사업에 섣불리 잣대를 댔다가 자칫 도입 취지에 어긋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세재정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도입 시점까지의 짧은 기간을 고려한다면 범위를 기후변화와 직접 관련된 사업으로 좁히고 평가 방법을 단순화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가를 통해 예산을 차등할 때 탄소 배출을 이유로 예산을 차감하기보다는 탄소 절감에 기여하는 사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사업별 탄소 저감 실적을 평가할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면서 “평가 결과에 따라 페널티를 주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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