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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바이오&ICT
"1,000원에 팝니다" ···26년만에 LG폰 역사속으로 '초콜릿폰도,윙도 굿바이'

LG '휴대폰 사업' 31일 종료

1년 안된 최신폰 사실상 공짜로

"찾는 고객 많아…재고 95% 소진

마니아층 꽤 있었는데 안타까워"

프라다폰 등 강렬함 남겼지만

누적 적자 못이기고 사업 접어

30일 서울 마포구 LG베스트샵의 LG 스마트폰 매대 앞에 내걸린 판촉 광고에 LG 윙이 일시불 1,000원에 판매된다고 쓰여 있다. /사진=정다은 기자






‘1,000원에 팝니다. LG 윙 마지막 초특가 세일.’

30일 서울 마포구의 LG베스트샵에 들어서 가전제품 코너를 지나자 커다란 진열대 앞에 내걸린 판촉 광고가 시선을 붙잡았다. LG전자(066570) ‘윙(WING)’을 1,000원에 판다는 문구였다. 기기 변경에 6만 9,000원대 요금제를 6개월간 유지하는 조건을 고려해도 혹할 수밖에 없는 파격적인 금액이었다. 윙은 지난해 10월 109만 8,900원에 출시된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채 1년도 안 돼 사실상 공짜로 팔리는 처지가 된 건 LG전자가 이달을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LG베스트샵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애플 제품을 취급하기로 하면서 윙을 비롯해 V50·Q52 등 LG전자의 비교적 최신작들이 진열된 매대에는 이제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놓일 가능성이 커졌다. LG베스트샵의 한 직원은 “LG전자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한다고 하면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문의를 한 이들 10명 중 4명이 실제로 구매를 했다”며 “지난달까지 매달 40대씩 팔려 재고가 이미 95% 소진됐다”고 전했다. 같은 날 서울 은평구의 한 매장에는 스마트폰이 있던 코너에 LG전자가 새로 출시한 무선 이어폰 ‘톤프리’만 남아 있었다. 매장의 직원은 “지난달 ‘할부 원금 0원’ 정책을 펴면서 윙이 매진됐다”며 “직원들도 사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30일 서울 서초구 LG유플러스 대리점의 LG 스마트폰 체험 매대가 벽 쪽에 붙어 있다. LG전자에서 체험 매대를 빼면 새로 삼성전자에서 매대를 들여놓는다는 설명이다. /정혜진 기자


이날 서울 서초구의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는 스마트폰 체험 매대가 벽 쪽에 바짝 붙어 있었다. 평소에 고객 접근성이 높은 위치에 스마트폰을 진열해두는 것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체험 매대에는 아직 LG 윙과 벨벳이 진열돼 있었지만 옆에는 다른 진열용 스마트폰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대리점 관계자는 “곧 LG전자에서 체험 매대를 빼가기로 해서 매대를 치워 놓았다”며 “이번 주가 지나면 삼성전자(005930)에서 매대를 새로 들여와 갤럭시 스마트폰을 전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간 누적 적자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면서도 “꾸준히 LG전자 스마트폰을 찾는 마니아층이 있었는데 애잔하기도 하고 안타까운 감정도 든다”고 전했다.

30일 서울 은평구의 LG유플러스 대리점에 있는 LG전자 윙 진열 매대. /사진=정혜진 기자




이달 31일 LG전자가 26년의 역사를 끝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장한다. 이미 LG전자는 지난 5월 글로벌 생산을 중단했고 인력 배치도 사실상 마무리하며 사업 종료 수순을 밟아왔다. 이제 8월부터는 공식적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자취를 감추게 되는 것이다. 오랜 역사가 무색하게 마무리는 조용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그간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부문은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냈었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의 전신인 LG정보통신으로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화통(話通)’ 브랜드를 시작으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싸이언’ 브랜드를 내세워 이용자층을 모았다. 특히 프라다폰·초콜릿폰·김태희폰·와인폰 등 이용자에게 강렬하게 각인되는 핸드폰은 LG전자의 강점이었다. LG전자는 피처폰 시절 미국 이동통신교환(CDMA)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2010년 3분기에는 분기 판매량이 2,800만 대에 육박하면서 노키아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휴대폰 시장 3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장에 늦게 진출했지만 깔끔한 디자인과 카메라 해상도 등을 내세운 옵티머스G(2012년 출시) 시리즈로 LG전자만의 차별화된 영역을 구축했다.

LG전자의 초콜릿폰. /사진 제공=LG전자


하지만 모듈폰이었던 G5(2016년 출시)에 이어 출시된 G6(2017년 출시)의 저조한 반응과 LG전자의 강점으로 여겨졌던 가성비에서 혹평을 받은 벨벳(2020년) 등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화됐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적자는 약 4조 6,000억 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영업 중단 손실을 1조 3,000억 원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3%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65%, 애플이 21% 수준으로 LG전자가 빠진 자리에 점유율 쟁탈전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포구의 한 LG유플러스 대리점 관계자는 “LG전자는 보급형 라인이 잘 구축돼 있어서 삼성전자도 꾸준히 보급형을 냈는데 이제 삼성전자도 보급형 스마트폰을 낼 유인이 사라졌다”며 “실제로 분기·반기마다 꾸준히 나오던 보급형 라인이 올해는 아무 소식이 없다”고 전했다. 은평구의 한 대리점 점주는 “LG전자가 빠지면 스마트폰 출고가 자체가 높아질 수 있다”며 “사실상 애플과 삼성의 경쟁이 될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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