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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동 걸린 '역세권 청년주택'…사업 좌초되나

용산 역세권에 위치한 청년주택./서울경제DB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추진시 초기인 사전 검토 단계에서 주민 의견을 청취하도록 서울시가 제도를 개선한 것은 추진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용적률 상향, 주차장 의무 설치 규제 완화 등 역세권 청년주택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는 고밀 개발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랐다. 이에 서울시 구청장협의회는 지난 1월 제도 개선을 건의했고 서울시는 최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박원순 전 시장이 2016년에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도입한 프로젝트다. 오는 2022년까지 총 8만 가구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초기부터 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이번 결정은 새 시장 취임 전에 이뤄졌다. 오세훈 시장은 대학가 청년주택 등 청년 주거 공약을 내세웠지만 역세권 청년주택 관련 공약은 빠진 만큼 당초 목표로 한 ‘역세권 청년주택 8만 가구 공급'이라는 목표가 사실상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의 가장 초기 단계인 ‘사전검토단회의’에서부터 주민(자치구)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에는 초기단계에서 주민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 역세권 청년주택에 대한 지역 민원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자치구의 현 상황을 고려해볼 때 원활한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가 제도를 개선한 것은 25개 자치구가 역세권 청년주택에 대한 규제 강화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자치구 관계자는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의 권한은 시에서 대부분 가지고 있는데 인근 지역 주민들의 민원은 모두 자치구가 떠안아야 한다”며 “사업 자체를 안할 수는 없겠지만 자치구의 이런 사정을 시에서도 고려해줬으면 해서 구청장협의회 차원에서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들의 요구에 서울시는 시·구협의회를 열어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역세권 범위를 좁히거나 층고 제한을 강화하는 등 역세권 청년주택에 대한 현행 기준을 일괄적으로 조정하기보다는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전달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 각 사업지의 상황에 맞게 기준을 차등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초기 단계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역 민원을 일일이 반영하다보면 사업 진행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빗발치는 주민들의 민원으로 각 자치구가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자체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인 만큼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역세권 청년주택 촉진지구 지정에 앞서 서울시의회가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도록 하는 조례안도 최근 발의됐다.

조례안까지 통과되면 사업 초기에 해당 지역 주민은 물론 시의회 의견까지 반영해야 한다. 2022년까지 8만 가구에 달하는 청년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서울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가운데 인가를 얻지 못한 곳은 69곳, 약 2만 7,000여 가구 규모로 집계된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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