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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평균 전세가 서울6억·전국3억 돌파…정부 예측 다 틀렸다

<새 임대차법 시행 7개월>

월세전환 급증 등 물량 감소에

서울 전세가 87주째 상승행진

갱신·신규간 3억이상 차이나는

전세 이중가격 고착화 현상까지

신도시 사전청약·택지 발표로

전세난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

"이번 불안, 정책실패가 만든것

민간임대 활성화 등 고려해야"

서울 한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에 정부정책을 반대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서울경제DB




새 주택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임대차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경제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올 2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6억 원을 넘어섰다. 7개월이라는 기간은 정부와 여당, 청와대가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제시한 과도기 가운데 가장 긴 기간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전세 시장 안정 신호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세 이중가격 고착화, 월세 비중 확대 등 경험해보지 못한 임대차 시장 변화만 확산하는 모양새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약 대기, 갱신 청구 등 전세로 머무는 수요는 많은 반면 가격 안정 요인은 크지 않다”며 “민간 임대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거나 적어도 단기간에 공급 가능한 공공 매입 임대의 매입 가격 상한선(6억 원)이라도 높여서 수요에 맞는 공공 임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임대차 시장, 7개월 변화 보니=26일 본지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6억 230만 원으로 6억 원을 처음 넘어섰다. 6억 원을 넘어선 것은 민간과 공공 기관 통계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전세가 상승은 전 지역에서 나타났다.

통계를 보면 전국 평균 전세가는 지난 2020년 7월 말 2억 9,387만 원에서 올 2월 말 3억 3,375만 원으로 3억 원 허들을 넘었다. 경기도 전세가는 이 기간 2억 9,363만 원에서 3억 4,760만 원으로, 인천은 2억 3,515만 원에서 2억 6,283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서울 등 전 지역에서 값싼 전세가 사라진 셈이다.

가격 상승과 더불어 시장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전세 이중가격이 고착화했다. 저렴한 갱신 가격과 비싼 신규 가격이 공존하는 것이다. 마포래미안 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1억 원에 전세 계약되고 최근에도 10억 원 대의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지난달 25일 7억 5,000만 원으로 같은 평형대의 전세 거래가 신고되기도 했다. 이는 전국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세 소멸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 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17만 9,537건 중 전세가 10만 5,906건, 월세가 7만 3,631건이었다. 1년 전에 비해 전세는 1.1% 줄어든 반면 월세는 10.7% 늘었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경우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율은 같은 기간 26.8%에서 39.5%로 급등했다.



최근 들어 전세가 상승 폭은 줄었지만 가격 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이번 주까지 무려 주간 단위로 87주째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오는 3~4월 이사 철이 시작되지만 신규 입주 물량은 많지 않고 실거주 수요는 상당하다”며 “여기에 임대차법 시행 이후에는 새로 나오는 전세 물건은 가격을 높여 내놓기 때문에 전세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봤다.



◇7개월이면 시장 안정, 틀린 정부 전망=앞서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7월 31일 임대차2법을 발효한 후 전세 시장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를 8월 말, 9월 초로 제시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전세 시장 불안이 가중되자 안정 시기를 ‘연말 연초’로 바꿨다.

당·정·청 중 안정 기간을 가장 여유 있게 잡은 경우는 7개월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해 11월 초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과거에도 전세 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을 때 한 7개월 정도의 전세 시장 과도기적 불안정성이 있었다”며 “불편하시더라도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 전망이 틀린 것으로 분석한다. 문제는 전세 대란이 더 길어질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올해와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2년 연속 감소한다. 이런 가운데 전월세신고제가 4월 시범 운영을 거쳐 6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설상가상으로 신도시 사전 청약이 본격화하고 정부가 추가 택지를 계속 내놓을 예정이라 전세로 눌러앉을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잠시 주춤한 뒤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전셋값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단기 급등에 대한 고점 불안감으로 인한 조정 때문으로 봐야 한다”면서 “2·4 공급 대책으로 대기 수요가 더욱 생겨나는 만큼 오히려 단기적 전세난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 등을 고려해볼 때 올해 말까지 전세 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들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이 동시에 전세 수요를 더 늘리고 있다”며 “현재 전세 시장 불안은 정부가 만든 정책 실패의 대표 사례”라고 꼬집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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