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뒷북경제] 수입산도 들어왔는데... 달걀값 왜 안 떨어질까?

AI로 산란계 1,300만마리 이상 살처분했는데

코로나19로 집밥 수요 늘면서 달걀값 고공행진

아직 수입량 적고 대형마트 수입달걀 취급 안해





설을 앞두고 밥상물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달걀값의 고공행진이 눈에 띕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최근 농산물 가격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을 ‘애그플레이션’ 대신 ‘에그플레이션(eggflation)’으로 바꿔 부를 만큼 계란가격 상승이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을 정도입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국내 달걀 공급이 부족해진 것이 달걀값 급등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정부는 달걀값을 잡기 위해 지난달부터 수입 달걀에 무관세 혜택을 주고 국내 공급을 늘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달걀값이 연일 오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급등한 계란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수입된 미국산 계란(오른쪽 흰색)이 경기도 오산의 한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5일 달걀 한 판(특란 30개)의 평균 소매가격은 7,454원이었습니다. 1개월 전 가격인 5,967원과 비교해서는 24.9%, 1년 전 가격인 5,264원과 비교해서는 41.6%가 높습니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수입 달걀의 공급량을 늘리고 있지만 일주일 전(7,350원)에 비해서도 104원이 올랐습니다.

이는 정부가 AI 확산을 막기 위해 산란계를 비롯한 가금류를 대규모 살처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육용오리, 종오리, 산란계, 육계, 종계, 토종닭 등 AI에 노출될 수 있는 가금류가 모두 살처분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달걀을 낳는 산란계의 살처분 비중이 높습니다. 5일까지 전국에서 살처분된 산란계는 1,339만 4,000마리에 이릅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산란계 사육수가 7,385만마리인 점을 고려하면 올 겨울 약 18%가 줄어든 것입니다.

지난달 31일 경북 포항 한 산란계 농장에서 용역업체 관계자가 닭을 살처분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요 측면의 원인도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이 줄어든 반면 ‘집밥 수요’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통상 음식점 등으로는 계약 물량을 통해 식재료가 납품되기 때문에 단기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가정용 수요가 늘어난 데다 설 명절까지 겹치면서 단기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생각해볼 요인은 수입산 달걀입니다. 정부는 지난달 수입한 물량을 한 판에 4,45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까지 140만개의 수입 달걀이 식당·가공업체·소매업체 등을 통해 팔렸습니다. 그런데도 왜 달걀값이 떨어지지 않는 걸까요?



우선 물량이 아직은 많지 않다는 것이 한 가지 이유입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대형마트에서 수입산 달걀을 꺼린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형마트는 지난달 26일 미국산 신선란 60톤에 대한 공개경쟁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소비자들이 ‘흰 달걀’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 당시 평균 낙찰가가 기존 도매가격 대비 크게 유리하지 않았다는 점은 대형마트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요인이 됐습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급등한 계란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수입된 미국산 계란이 경기도 오산의 한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서 정부는 설 명절 전까지 달걀 2,000만개를 수입하기로 했습니다. 설 이후 이달 말까지도 2,400만개를 추가 수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전까지보다 수입량을 대폭 늘린 것입니다. 대형마트 또한 수입산 달걀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달걀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가운데 aT가 실수요업체에 미국산 신선란을 한 판당 4,450원에 직접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지요.

수입산 신선란뿐 아니라 수입 계란 가공품이 이달 말부터 들어오기 시작하면 달걀값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제과·제빵업계, 식당 등에서 쓰이던 국산 달걀을 수입 계란 가공품이 대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 차관은 “국내에서 생산되거나 해외에서 수입된 달걀이 국내 소비자들의 식탁에 부담없는 가격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설 연휴는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달걀값이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요. 올해 “설 장보기 겁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