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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선심성 감세·세출 법안 줄줄이 발의…나라빚은 어쩌나

비과세 일몰 연장·한도 상향 등

기재위 입법 예고된 법안 48개

대부분 표 노린 '票퓰리즘 정책'

국세수입 전년 보다 17조 급감

미래 세대 재정부담 더 커질듯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재정의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한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 추진 방안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선심성 감세나 묻지마 세출 증대 내용을 담은 법안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공개한 ‘한국형 재정준칙’이 준칙성·실효성·시의성 등에서 문제를 노출한 가운데 정치권의 감세·세출 확대 법안까지 더해질 경우 미래 세대의 재정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한달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입법 예고된 48개 법안을 조사한 결과 관련 법안 대부분이 유권자 표심 공략에 초점을 맞춘 감세나 세출 증가 내용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농어촌 지역 주민이 조합법인에 예탁한 3,000만원 이하 예탁금의 이자소득이나 1,000만원 이하 출자금의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 일몰을 4년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워진 농어촌 경제를 돕기 위해 비과세 예탁금 한도액을 5,000만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재정부담뿐만 아니라 선별적으로 지급한 2차 재난지원금과 마찬가지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0.2% 줄어 전체직군 평균 취업자 증감률(-1.4%)을 크게 하회해 관련 업종이 받은 코로나19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여기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이들이 혜택을 받는 자본소득세 면세 기한·한도를 늘리는 점에서 ‘어려운 농어업 주민 돕기’라는 당초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

이 밖에 감세를 위한 법안은 다양한 분야에서 쏟아지고 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조세특례법 개정안의 경우 스포츠경기 관람이나 참여 시 관련 금액의 30%를 근로소득에서 공제해주는 내용을 담았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등 11인은 임산업 관련 영농자녀 대상의 증여세 면제 및 국가 양도 산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일몰을 2년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근로소득세 대상자 중 면세자 비율이 38.9%(2018년 기준)에 달하는 상황에서 또 소득세 감면 법안도 잇따르고 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인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국내에서 5년 이상 근로소득이 있는 외국인의 경우 주택마련 대출 이자상환액 특별소득공제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양식업 소득 비과세 한도를 기존 3,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늘리는 내용을 담았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공공병원 설립 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자는 법안도 발의돼 공공의료 확충이 자칫 지방 공공병원 난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염명배 충남대 명예교수는 “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면제해주고 예타 면제 등을 통해 지출을 늘리면 이를 보충할 세수 확보 방안도 제시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가뜩이나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정치권의 움직임은 정부재정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세수 감소 추이는 한층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의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법인세수가 전년 동기 대비 14조원 줄어드는 등 올해 국세수입은 17조원 급감했다. 반면 올 들어 4차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안편성 등으로 지출이 크게 늘어 정부 채무는 794조1,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정부가 재정건전성 확보를 목표로 한 재정준칙을 발표하면서 재정 관리 의지를 드러냈지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엄격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전문가 집단을 비롯한 다방면에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세종=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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