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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의약단체 "첩약 건보 적용하려면 안전성·유효성부터 입증해야"

대한의학회·의협·병협·약사회

공동 정책토론회서 한목소리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의학회·대한약사회 등 4개 의약단체가 8일 한방 첩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은 해당 첩약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등 입증이 선행돼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4개 단체는 이날 ‘첩약 급여화, 선결과제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공동 정책토론회를 열어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오는 24일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계획안을 의결하지 못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최대집(왼쪽부터) 대한의사협회장,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 주명수 대한의학회 보험이사, 좌석훈 대한약사회 부회장.




시범사업 계획안은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졸중 후유증 치료용 첩약(팩에 담은 탕약)에 대해 환자당 연간 10일치, 한의사 1인당 월 30건·연 300건에 한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으로 돼있다. 환자는 비용의 50%인 7만~8만원을 부담한다.

이에 대해 최대집 의협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지 않고 필수적이지도 시급하지도 않은 한방 첩약에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하려는 데 대해 이미 30여 시도의사회와 전문의학회 등 전문가 단체들이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며 “시범사업 계획안이 오는 24일 건정심에서 통과된다면 전문가 단체로서의 양심과 사명감을 걸고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영호 병협 회장도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국민보건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의학적·의료적 중대성, 건강보험 재정여건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데 보건복지부가 그렇게 하고 있는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주명수 대한의학회 보험이사는 “안전성·유효성이 입증된 면역항암제도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치료에 쓰지 못하는 암환자들이 많은데 안전성·유효성 조차 검증되지 않은 첩약에 대한 급여화 시범사업을 밀어부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좌석훈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첩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의사에게서 스테로이드 등 치료도 함께 받을 경우 약물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매우 빈약하고 첩약의 효과 평가가 원천적으로 어려운데 시범사업계획엔 그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한약사·한약조제 약사와 한방제약사를 논의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하고 한의사의 원내조제료를 비싸게 책정하는 등 정부의 ‘한의사 편향’이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주제발표자인 이형기(왼쪽)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오른쪽)와 좌장을 맡은 이왕준 대한병원협회 국제위원장(명지병원 이사장).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이형기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는 ‘첩약 급여, 무엇이 문제인가-근거 중심·약리학적 관점에서’란 주제발표를 통해 “의약품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안전성·유효성 심사와 경제성(비용효과성) 평가 등을 거쳐야 하는데 첩약은 이런 까다로운 절차가 면제되는 ‘금수저 의약품’”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첩약 등 한약의 안전성·유효성을 검증하고 용량-반응관계, 약물 또는 음식과의 상호작용, 이상반응 등을 확인하려면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검증되지 않은 첩약 급여화는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태를 조장하고 한의약이 초(超)과학의 영역에 고착돼 더이상 근거를 보완할 기회를 잃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방의학 전문의이자 변호사인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는 ‘첩약 급여화, 법리적·사회학적 관점에서의 문제점’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보건복지부가 안전성·유효성·비용효과성을 충족시키지 못한 첩약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을 밀어부치는 것은 위법적·자의적 행정이자 국가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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