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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단독] '빌려줄수록 손해'…이스타항공 비행기 일부 회수한 리스사

3월 이후 23대 중 항공기 18대 남아

리스비 미지급에 조기 회수…원상회복 비용 포기

인력 감축까지 경영 정상화 요원…여행사 줄도산 우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이 전면 운휴에 들어가는 등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취항이 90%나 중단된 가운데 이스타항공 국내선 발권 카운터가 텅 비어 있다./이호재기자




제주항공(089590)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이 사실상 파기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항공기 리스사가 이스타항공의 항공기 일부를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타항공 측은 항공기를 자진 반납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리스사에서 이스타항공이 더 이상 영업을 영위할 수 없다고 판단하며 원상회복 비용까지 포기한 채 회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악의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결국 파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부터 리스 항공기 23대 중 5대의 리스 계약을 해지했다. 이 가운데 항공기 3대는 리스 만료 기간이 남았음에도 리스비 미납을 이유로 리스사가 항공기를 조기 회수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맥쿼리 등 9개 리스사와 23대의 항공기 리스계약을 체결했다. 금액만 3,428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3월부터 이스타항공은 모든 항공기 운항이 멈추며 항공운항증명(AOC)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AOC는 운항중단 기간이 60일이 넘으면 중단되고 재개 신청을 따로 해야 한다. 이렇게 운항이 멈춘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은 리스료·주기료·유류비 등 고정비용에 대한 미납이 발생했고 결국 리스사가 항공기를 회수하기에 이르렀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루 단위로 감가상각이 이뤄지는 항공기에 리스료가 미납될 경우 조기 회수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여기다 해외 국가들의 입국 제한이 점점 풀리며 수요 회복 조짐이 보이는 터라 다른 항공사에 리스하는 것이 더 이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리스사 입장에서는 이스타항공의 회생 가능성이 낮은 만큼 손실도 감내하겠다는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대규모의 인력 감축과 항공기 리스 해지뿐만 아니라 여행사 미지급금도 쌓여가고 있다. 노랑풍선(13억원), 참좋은여행(10억원), 인터파크(10억원), 온라인투어(7억원) 등 여행사 대리점에 대한 약 100억원에 가까운 미지급금으로 이스타항공이 파산할 경우 여행사들의 연쇄 부도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종구(오른쪽) 이스타항공 대표가 29일 강서구 본사에서 대주주의 경영권 및 지분포기,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 관련 기자회견 뒤 인사를 하고 있다./이호재기자


이스타항공으로서는 제주항공의 인수 재개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일 이스타항공은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지분 헌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주항공에 전달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이 의원이 포기한 인수대금 410억원 중 세금, 부실채권 정리금, 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2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스타항공에 투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임직원들 중 일부는 체불된 임금을 포기하겠다는 의사까지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2일 국토교통부 고위관계자를 만나 제주항공과의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사실상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전달한 헌납 계획은 자신들이 요구한 선제 조건과 무관하다며 열흘 내 선제조건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전날 전달한 공문에는 이 의원 일가의 헌납 계획이 구체화됐을 뿐 우리가 요구했던 선제 조건의 해결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파산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체불임금, 각종 미지급금 등 8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15일 이내에 갚으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구조조정에 몰두하며 고용유지지원금을 못 받았고 제주항공의 지시대로 전면 운항 중단이 이어지며 손실을 줄이지 못해 부채가 급증했다”고 주장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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