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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생활
"인턴도 리더가 될 수 있다" 상사 앞에서 외치던 당찬 인턴 이젠 '피자계의 맥도날드' 꿈꾸는 대표로 우뚝

[인터뷰 딥]'1인용 피자' 선두 임재원 고피자 대표

카이스트 나와 푸드트럭에서 피자 만들어 파는 아들

멀리서 보며 눈물 훔치던 어머니가 내준 쌈짓돈으로

고피자 창립 2년 만에 인도, 싱가포르 등 진출

점점 커지는 아시아 외식 시장 조사 분석 완료

고피자가 선점해 세계 1만개 지점 낼 것

개발 중인 피자 굽는 AI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자 일자리 창출 창구

고피자 대표는 고씨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임씨

글로벌 진출 염두한 브랜드 작명이 '고피자'죠

임재원 고피자 대표가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고피자 직영점에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1인용 피자’를 들어 보이며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이제 세계의 터닝 포인트의 한 지점이 됐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삶은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타격을 입은 업종 중 하나가 외식업이며, 비관적인 이들은 ‘외식업의 종말’까지 예고했다. 그런데 당차게도 오히려 코로나19가 “가장 좋은 기회”라며 과감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코로나 19 시대의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나선 이가 있다. 바로 ‘1인용 화덕피자’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피자업계 맥도날드’로 키우겠다는 고피자의 임재원(사진) 대표다.

임 대표는 ‘1인용 화덕 피자’로 국내 최대의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가 주최하는 디데이에서 두 번이나 우승하며 시장성을 인정 받았다. 지난해에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9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이름을 올리며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AI 로봇으로 피자를 만드는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는 것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그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턴도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열정 페이를 받아 가며 꿈을 키우던 청년에 불과했다. 최근 마포구 상수동의 고피자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이제 어엿한 한 회사의 대표가 돼 있었다. 이제는 인턴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든 것.

임재원 고피자 대표가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고피자 직영점에서 소스를 뿌려주는 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그는 “올해 매출은 작년의 두 배인 90~100억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빗 나갔다”면서도 “코로나가 잠잠해 지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던 코로나였지만 오히려 소형과 트렌드를 가속화해 ‘1인용 피자’가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현재 개발 중인 피자 굽는 AI는 코로나로 인해 일자를 잃는 이들에게 새로운 창업의 기회를 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기술이란 본래 사람의 일자리를 없애는 게 아니라 돕고 역량을 강화해주는 것”이라며 “피자를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까다로운데 이를 이 공정을 표준화해서 맛을 유지할 수 있고, 노인이나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이들에게 보다 용이한 창업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의 창업자들이 역시 임 대표와 같은 생각으로 햄버거의 표준화를 시도했다는 것을 떠올리면 ‘피자계의 맥도날드’로 키우겠다는 당찬 포부가 뜬 구름을 잡는 목표가 아닌 것이다. 소형화되고 기계화된 매장은 관리하기가 쉽고 1인용 피자의 수요 역시 ‘일코노미’로 급성장하고 있어 외식이라는 ‘구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탈바꿈하는 전형적인 사례가 ‘고피자’다.

피자 만드는 AI 개발로 주목을 받는 고피자이지만 앞서 국내 피자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든 것 역시 임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이제는 피자헛을 비롯해 여러 프랜차이즈에서 ‘1인용 피자’ 매뉴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지만 원조는 바로 ‘고피자’다. 그런데 처음부터 ‘1인 피자’를 내세운 마케팅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1인 보다는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피자를 추구했는데 우연히 ‘1인 피자의 선두주자’가 됐다”며 “처음에는 ‘화덕 피자’ ‘1인 피자’ ‘가성비 피자’ 등의 키워드를 내세워 마케팅을 했는데 결국 시장이 선택한 것은 ‘1인용 피자’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1인용 피자’만이 아니라 소비자와 시장이 원하는 편리한 피자로 계속해서 변신을 시도할 것”이라며 “사이즈가 더 작아질 수도 있고, HMR 피자로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가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고피자 직영점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임 대표는 푸드 트럭에서 피자를 팔기 시작해서 창립 2년 만에 직영점 7곳을 포함해서 매장이 70여 개, 직원은 100명에 달하는 회사로 키워냈다. 지난해에는 인도에 진출했고, 올해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싱가포르에는 매장 4곳을 오픈했다. 인도 상황은 좋지 못하고, 싱가포르에서는 선방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중고등학교는 한국, 대학은 싱가포르, 대학원은 다시 한국(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서 나온 그에게 싱가포르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광고 회사 인턴을 했는데, 당시 보스가 승진을 해서 인턴을 포함해서 전 직원들을 보라카이로 초대했다”며 “그 자리에 초대돼서 한 마디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인턴도 리더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하며 꿈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인턴 시절 자신이 성장하고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보스 덕이며, 그가 자신에게 해줬던 ‘인턴도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말이 힘이 됐다는 것이다.

임 대표에게 힘을 준 것은 전 직장의 상사뿐 아니다. ‘인생의 두 여자’ 즉 어머니와 부인의 지지가 커다란 힘이 됐던 것이다. 꾸미는 것 좋아하고 소위 말해 ‘엄친아’의 전형이 아들이 주중에는 회사를 다니고 주말에는 푸드트럭에서 진땀을 흘리며 일하는 모습을 멀찌감치 바라 보며 눈물을 삼키다 넌지시 1,500만 원을 건네줬다고 한다. “돈이 많으셔서 그냥 여기 있다. 주신 게 아니라 어머니도 모아서 주신 돈으로 시작했어요. 지금은 결혼을 했지만 당시에는 여자친구이자 고등학교 동창인 아내의 도움도 컸죠. 주말 마다 같이 푸드 트럭에서 같이 일을 했거든요.”

고피자라는 브랜드 이름에 얽힌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김안과’ ‘임치과’ ‘김가네’ 등 성을 붙여 상호나 브랜드 이름을 짓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고피자의 대표는 고 씨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대표는 임 씨인 것이 의아했다. 브랜드 명은 임 대표가 직접 지었는데 글로벌 진출에 대한 원대한 꿈이 담긴 작명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영단어 중 하나인 ‘고’와 제가 만드는 ‘피자’를 함께 넣어서 구글에서 검색을 했는데, 있을 줄 알았는데 없는 거에요. 이거다 싶었어요. 프랜차이즈 사장님들도 저를 ‘고대표’ 이렇게 부르시기도 해요. 고피자 대표인 저는 고재원 아니라 임재원입니다.(웃음)”

’고피자‘를 전 세계 1만 개 매장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게 사업가로서의 임 대표의 최종 목표다. 인도와 싱가포르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차기 해외 진출 후보지다. 아시아의 피자 시장은 연 20~30조 원인데 성장률이 20%가 넘기 때문에 이미 피자 시장이 성숙한 서양보다는 아시아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1년에 5~6조 원씩 커지는 시장이 바로 아시아의 피자 시장이고, 5년만 이 성장률이 지속되면 50조가 된다”며 “피자는 서양문화의 상징이며, 먹고 살만해 지면 찾는 메뉴가 바로 피자”고 설명했다. 노점을 포함해 모든 음식점이 맛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베트남은 ’프랜차이즈의 무덤‘이라서 시장 조사 과정에서 포기했다. 또 미국과 이탈리아에 진출하는 건 임 대표에게 ’아름다운 꿈‘이라고 한다. 사업가로서 돈을 벌고 사업을 키우는 게 1차 목표이기에 아시아를 우선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이 인터뷰는 지난 5월27일(지면 5월28일자 19면)에 나갔던 기사에 담지 못했던 내용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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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7 17:01:56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