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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학인줄 알고 진학한 생화학과, 덕분에 과학자 길 걸어"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농학자 꿈 꿨는데 진학담당 선생님이

'生化學'을 꽃 재배 '生花學'으로 착각

입학후 당황했지만 재미 붙이며 공부

과학관 운영 '생활형 SOC'형태 전환

학교에 실험장비·과학체험 등 지원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과천=권욱기자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과천=권욱기자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과천=권욱기자


지난 2월 취임한 이정모(사진) 국립과천과학관장은 지상파 방송 등에서 과학 및 교양 프로그램 진행자나 패널로 자주 출연해 대중에게 친숙하다. 덕분에 과학자로서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사실 그의 어릴 적 꿈은 농학자였다. 경기도 파주의 농촌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가난한 농촌의 현실을 보고 자라 농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일종의 소명의식을 갖게 됐다. 고등학교 재학 시 성적이 상위권이었음에도 농학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대학 진학을 모색했다. 그런데 정작 선택은 농업대학이 아닌 연세대 생화학과였다. 여기에는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

발단은 집안의 종교적 배경에 있었다. 그의 집안은 조모 때부터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어서 기왕이면 기독교계 재단을 둔 학교에 지망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대 농대가 아닌 연세대를 목표로 삼았는데 연세대에는 농업대학이 없어 고민에 빠졌다. 그런 그에게 진학 담당 교사가 권유한 전공이 ‘생화학’이었다고 한다. 이 관장은 “당시만 해도 생화학과를 대학에 둔 곳은 아시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을 정도로 생소한 학문이었다고 하더라. 그래서인지 진학 상담 시 선생님께서 바이오케미스트리(biochemistry·生化學)가 아닌 꽃을 기르는 ‘생화학(生花學)’으로 착각하시고 제게 진학을 권유하시게 됐다”고 회상했다. 덕분에 그도 생화학을 원예학의 일종으로 보고 지원했는데 입학하고 보니 완전히 다른 분야의 이공계 학문이어서 당황했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히 대학생활에 재미를 붙여 잘 적응했고, 대학원에서도 생화학 석사를 취득한 뒤 박사과정을 밟으려고 독일 본대학교 대학원으로 유학길에 오르기도 했다.



귀국한 후에는 대중에게 과학을 소개하고 소통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학부생 시절 일종의 야간학교인 연동청소년학교 교사로 봉사하며 가정형편이 어려워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가르쳤는데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에도 해당 야학 봉사를 지속해 총 9년간 봉사했다. 이렇게 대중교육에 뜻을 두고 안양대 교양학부 교수 등을 거쳐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서울시립과학관장을 지내고 올해 2월부터 과천과학관장을 맡았다.

이제 그의 목표는 과학관을 지역별 과학교육 허브로 혁신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무려 136개의 과학관이 설립돼 숫자로만 보면 선진국 수준이지만 서로 역할분담이 안 되어 있고 교류도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과천과학관과 같은 국립과학관이 인근 지역의 과학관들에 자문해주고 실험장비 등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예산 문제로 실험실을 갖추기 힘든 일선 학교 학생들이 수시로 셔틀버스를 타고 해당 지역 과학관에 가서 실험을 하고 과학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제는 과학관들의 운영정책을 이처럼 ‘생활형 사회기반시설(SOC)’ 형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지역 과학관들과 활발히 협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천=민병권·김성태 기자 newsroom@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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