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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정책·세금
[서경이 만난 사람] 조용만 조폐공사 사장 "포스트 코로나 발맞춰 모바일지역상품권 40개 지자체로 확대"

경기부양 지원, 상반기만 상품권 4억6,000만장 공급

하반기 카드형 상품권도 선봬…'깡' 등 불법유통 방지

비대면 활성화 따라 '전자문서 인증' 신사업도 추진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이 지난 7일 대전시 유성구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조폐공사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상품권을 쓰는데 조폐공사 때문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 사실은 조금 과도할 정도로 대응했습니다.”

조용만(59)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지난 7일 대전시 유성구 본사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늘어난 지역사랑상품권·온누리상품권 발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폐공사는 동전·지폐 등 실물화폐를 만들 뿐 아니라 각종 상품권 등 유가증권이나 신분증도 제작한다. 지역상품권은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공공 유가증권이기 때문에 법정화폐에 준하는 관리가 필요한 만큼 조폐공사가 제작하고 있다. 조 사장은 “마스크 대란을 보면서 잘못하면 큰일 나겠다 싶어 지자체마다 충분히 상담을 하면서 애로사항을 먼저 알려주고 어떤 부분을 미리 준비하면 좋을지 전달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했다”고 귀띔했다. 30년 가까운 경제관료로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대담=황정원 경제부 차장 garden@sedaily.com

이번 코로나19 위기 사태에서 정부는 피해지원과 경기부양 수단으로 주로 지역상품권을 사용하고 있다.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지역상품권 발행 규모를 3조원에서 6조원으로 확대했고 긴급재난지원금도 일부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한다. 기존 지자체 수요에다 올해 추경 물량이 급격히 확대됨에 따라 상품권 제작을 맡은 조폐공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조 사장은 “지자체 수가 많기 때문에 물량이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보고 미리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3월 1차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마자 ‘코로나19 추경 집행 특별대책단’을 꾸리고 사장 주재로 매주 두 차례씩 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상품권 디자이너를 3명에서 8명으로 늘리고 관련 인력을 7명 더 보강했다. 월 평균 상품권 발행 규모도 지난해 2,500만장에서 1억장으로 4배 늘렸다. 올해 상반기에만 4억6,000만장을 공급할 예정으로 지난해 상반기 공급 규모인 1억장을 훌쩍 뛰어넘었다.

디지털 경제가 확산되면서 지역상품권도 지류 외에 모바일과 카드 형태로 속속 도입되는 추세다. 지난해 시흥·성남·군산 등에서 시작한 모바일 지역상품권 서비스는 현재 10여개 지자체에서 올해 하반기까지 40여개 지자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지자체들의 요청으로 준비하고 있는 카드 상품권은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조 사장은 “모바일과 카드 상품권은 사용이 편리할 뿐 아니라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불법유통, 이른바 ‘깡’을 방지할 수 있다”며 “지자체 입장에서도 관리가 쉽기 때문에 도입하는 곳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카드는 조금이라도 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수수료가 없는 모바일이 소상공인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상품권은 조폐공사가 만든 블록체인 공공 플랫폼 ‘착(Chak)’을 통해 서비스되는데 여기에 청년수당이나 복지수당 등을 지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지자체가 별도로 가맹점을 모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에 조폐공사는 지역 가맹점 모집까지 도와주겠다고 팔을 걷었다. 조 사장은 “지난해 군산에서 지역 대학생들을 체험형 인턴으로 고용해 가맹점을 모집하면서 효과를 거뒀다”며 “지역마다 한 번 플랫폼을 구축해놓으면 계속 쓸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긴급 소요가 있을 때마다 활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반기부터 도입되는 카드형 지역상품권은 선불형 체크카드 형태로 제작된다. 농협 및 또 다른 카드사 한 곳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조 사장은 “기존에 사용하던 카드가 아니라 지역상품권을 쓰는 용도로 카드를 별도로 발급받아서 충전해 써야 한다”며 “조폐공사가 카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카드사에서 실물카드를 제작하면 시스템만 연결해주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이미 ‘현금 없는 세상’에 대비를 해왔던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큰 걱정이 없다. 실제 조 사장은 인터뷰 내내 변화에 따른 적응을 수차례 언급했다. 조 사장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려고 노력한 끝에 4차 산업혁명에서 코로나19까지 잘 대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정해진 비즈니스만 하려고 하지 않고 미래전략팀을 중심으로 미래를 예측하면서 응용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제조 공기업이지만 화폐를 찍어내는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통해 모습을 바꿔나가는 것이다. 차세대 여권, 모바일 신분증, 위변조 방지 라벨이 조폐공사의 기술이라는 것을 들으면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조 사장은 “코로나19 영향에 여권 발급량은 크게 줄었지만 올해부터 나올 차세대 여권은 이상 없이 준비됐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위변조방지 요소를 대폭 강화하고 디자인을 새롭게 한 차세대 여권을 올해 12월부터 발급할 계획이다. 조폐공사는 별도의 팀을 구성해 차세대 여권 발급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로 원자재와 제조장비 신규 도입에 어려움은 다소 있지만 공급선 다변화와 비대면 업무협의 등으로 사업일정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차세대 여권 신원정보면의 경우 종이 대신 폴리카보네이트(PC)를 쓰기로 하면서 지난해 논란이 일었던 일본산 사용을 중단했다.

각종 신사업도 변함없이 추진한다. 공기업인 만큼 본업(本業)과 동떨어진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나 노하우를 이용한 대표적 사업이 정품인증이다. 화장품·홍삼 등 가짜가 많은 일부 제품에 대해 조폐공사가 위변조 방지 라벨을 붙여 신뢰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조 사장은 “브랜드 보호가 필요한 곳에서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신뢰를 쌓기 위해 조폐공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 분야뿐 아니라 의류를 수출하는 동대문시장이나 아파트 계약서에 대해서도 정품인증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고 전자 신분증 활용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표적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공무원 신분증에도 모바일 방식이 도입된다. 조폐공사는 범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정부혁신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준비 중인 모바일 신분증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조 사장은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 신분인증 수단 등이 온라인에서 많이 활용될 것”이라며 “안정성 때문에 일부만 사용하는 공무원증부터 모바일로 만들고 있지만 나중에는 전 국민이 쓰는 주민등록증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대면 활성화로 전자문서 사용이 늘면 조폐공사가 보유한 위변조 방지 기술을 이용해 신뢰도를 부여하는 서비스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 사장은 “실물로 발행하지 않고 모바일로만 전달하는 문서의 진위 여부를 인증해주고 중간에 위변조가 없다는 것을 관리하는 역할도 조폐공사가 할 수 있다”며 “민간 기업이 아무리 커도 신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폐공사가 가진 공신력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와 관련해서는 기술적으로 어려울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를 연구하기 위해 만든 태스크포스(TF)에 조폐공사도 합류한 상태다. 조 사장은 “CBDC는 일종의 모바일 화폐인데 기술적 측면에서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기술보다는 돈을 쓰지 않고 가상공간에 저장해 둘 경우 이자를 지급할지 말지, 준다면 어디서 지급해야 할지 등 제도 운영 방안을 정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조폐공사는 화폐 사용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일찌감치 다양한 신사업을 준비해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 행진을 이어왔다. 2016년 4,643억원이었던 매출은 2017년 4,778억원, 2018년 4,806억원, 2019년 5,248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16년 59억원에서 2019년 115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조폐공사는 주화뿐 아니라 은행권 용지, 국가신분증 등 다양한 공공 보안제품을 수출하면서 지난해 7,000만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코로나19는 조폐공사에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왔다. 지역상품권 생산은 증대했지만 해외여행객이 감소하면서 여권 발급이 크게 줄었고 화장품 등이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서 정품인증사업마저 어려운 상태다. 그럼에도 조 사장은 수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주화나 면 펄프 등을 수입하는 해외 당국이나 화폐 제조사 등 특수고객은 민간고객에 비해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면서 “해외 중앙은행 입찰 일정이 취소되는 등 일부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이미 수출물량을 일정 부분 확보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 사장은 “당분간 해외여행이 힘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권 발행 감소로 인한 타격이 크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리=조지원기자 jw@sedaily.com 사진제공=한국조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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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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