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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미국 기업들은 왜 주주환원을 중단했을까

김세환 KB증권 리서치센터 미국주식 애널리스트

김세환 KB증권 리서치센터 미국주식 애널리스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연일 주주환원을 중단(또는 감소)하거나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주요 8개 투자은행(뱅크오브아메리카·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스테이트스트리트·웰스파고·뱅크오브뉴욕멜런·씨티)을 포함한 AT&T·베스트바이·보잉·노드스트롬·프리포트맥모런·DCP미드스트림 등은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거나 배당을 줄였다. 이는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유동성 확보와 부채 상환 및 대차대조표 강화를 위해서다.

기업이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게 될 경우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미국 시장은 강한 주주환원을 통해 주당순이익 증가에 일정 부분을 일조해왔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은 주식 수를 감소시켜 주당 받게 되는 순이익(주당순이익)을 늘릴 수 있다. 주당순이익의 증가율이 주당자본금의 증가율보다 높을 경우 자기자본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는 투자 매력과 주가를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미국 시장의 총 주주환원비율(Gross Payout Ratio·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은 96.1%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100억달러의 순이익이 발생했다면 96억달러를 주주에게 나눠준 것이다.

미국 금융주는 가장 많은 자사주를 매입하는 정보기술(IT) 업종과 견줄 만한 수준이다. 금융주의 지난 15년(2005~2019년)간 주당순이익 연평균복합성장률(12개월 선행)은 -0.5%로 주당순자산 연평균복합성장률 1.4%를 밑돌고 있다. 주당이익 증가율이 주당자본금 증가보다 낮은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면 주가에는 부정적이다. 낮아진 금리도 순이자마진에 영향을 끼치므로 지난 금융위기 이후 가해진 금융주 규제의 일부를 풀어줘야 할 수도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편입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의 현금은 넉넉한 편이다. 이들 기업의 연간 잉여현금흐름 평균은 215.1억달러로 연간 순이자 비용 평균인 28.2억달러의 7.6배에 달한다. 주주환원이 중단되거나 현금 부족을 겪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코로나19가 계속 퍼져 자사주 매입이 중단될 경우에는 자사주 매입 효과를 상쇄할 만한 성장 비즈니스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주가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

예를 들어 애플은 최근 웨어러블·서비스 매출 등 비(非)아이폰 부문 판매 증가를 통해 새로운 이익을 창출해내고 있으며 신규 제품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도 여전히 성장세(2019년 52.8%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아마존은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3년 예상 주당순이익 연평균복합성장률 예상이 32.9%로 S&P500 평균 5.7%를 크게 웃돈다.

이처럼 자사주 매입 중단으로 이익 증가 효과가 일부분 사라지게 될 경우 기업은 비용 효율화 또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안겨줄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해 성장성을 높여야 한다. 투자자들도 막연히 주주환원에 모든 자금을 쏟아붓는 기업보다는 사업부문에서 성장이 나오고 있는지를 꼼꼼히 살핀 뒤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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