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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리스크 완화 ‘구원 등판’ 나선 한은...은행·공기업 특수채까지 매입

RP거래 증권사 11곳 추가...한은, 적극적역할 전환

정부 100조 민생금융안정 대책에 충분한 자금지원

4월부터 유동성 공급에 회사채·CP 금리 상승 마감

윤면식(왼쪽 두번째) 한국은행 부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금융안정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은은 오는 6월까지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사진제공=한은




한국은행이 26일 사상 첫 양적완화(QE)에 나서며 3개월간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한 것은 기업어음(CP)을 비롯해 회사채 시장의 신용 리스크를 완화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지난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발표한 100조원 이상의 경제 대책에 자금을 원활히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배어 있다. 한은이 코로나19 위기 수습을 위해 사상 첫 0%대 기준금리를 결정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장 안정과 기업 도산을 막으려 CP와 회사채 매입에 나서는 데 비해 대응책이 다소 느리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다음 달부터 오는 6월 말까지 매주 1회 은행과 증권사에서 RP를 무제한 매입해 시장 유동성을 공급한다. RP란 금융회사가 일정 기간 후 다시 사는 조건의 채권으로 이번에는 91일 만기의 RP를 기준금리(연 0.75%)에 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상한선으로 했다. 한은이 RP를 사면 시중 통화는 늘어난다. 한은이 RP로 사들일 수 있는 증권도 기존 국채와 통화안정증권·정부보증증권에서 다음 달부터 은행채와 공공기관 발행채권까지 확대했으며 RP 거래 대상 금융회사도 은행 17곳, 증권사 5곳에서 증권사 11곳을 추가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주요 은행과 증권사들에 현금을 풀면 카드·캐피털 등 다른 금융회사들도 거래를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이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공급을 적극 늘리기로 한 것은 최근 CP와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 리스크가 급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한 증권사들의 단기 유동성 우려가 커지자 CP 금리는 24일 정부의 단기금융시장 안정 대책에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증권사들이 ELS 관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크게 늘자 CP를 매도해 자금을 확보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달 마진콜 누적액이 1조원에 이르는 증권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CP와 회사채 시장에 4월 위기설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통해 기업 부도 리스크 등 신용 경색 확산을 막는 방어막을 강하게 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들이 한은에 국공채를 팔아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열리면 CP나 회사채를 내다 팔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정부가 100조원의 민생·금융안정 대책을 내놓으면서 이를 이행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 필요한 자금을 한은이 충분히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측면도 있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충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이번에 추가된 매입 대상 증권의 발행 규모는 약 70조원이지만 정확히 얼마나 매입 요청이 들어올지는 추정하기 어렵다”면서 “시장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제한 없이 전액 공급하는 방침만 결정됐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번 조치에 사상 첫 ‘양적완화’로 볼 수 있다는 수식어를 달았지만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 등 위기상황을 맞아 대응이 다소 느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 연준이 17일 1조달러 규모의 CP 매입을 발표한 데 이어 23일 무제한 양적완화 조치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한은의 이날 파격적 조치에도 회사채와 CP 금리는 상승하며 값이 떨어졌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CP 91일물 금리는 전날보다 17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04%에 장을 마쳤다. 3년 만기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금리도 연 2.035%를 나타냈다. CP와 회사채는 금리가 오르면 수요가 적어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한은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이 4월부터 실행돼 자금집행 전인 만큼 초단기물인 CP와 회사채 시장에 영향이 크지는 못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회사채 금리가 바로 하락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하며 안정세를 나타냈다. /손철·백주연·이완기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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