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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48년만에 NCC 가동 스톱…화학업계 체질개선 신호탄 되나

에틸렌 마진 줄며 경쟁력 하락

고부가 제품 위주로 사업 재편

코로나 탓에 재고 부담 더 커져

타업체들도 선제적 대응 나설듯

SK울산컴플렉스(CLX) 전경. /서울경제DB




SK종합화학이 보유한 국내 1호 나프타분해시설(NCC)이 오는 12월 가동을 중단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현실화된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선제적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종합화학은 SK울산콤플렉스(CLX) 내 NCC 공정을 12월부터, 에틸렌프로필렌 합성고무(EPDM) 공정을 2·4분기 안에 가동 중단한다고 26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대한석유공사 시절인 지난 1972년 국내 최초로 상업가동한 NCC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NCC가 가동을 중단하면 SK종합화학의 연간 에틸렌 생산량은 87만톤에서 67만톤으로 줄어든다. SK종합화학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신증설의 영향에 따른 공급과잉과 노후 설비에서 오는 경쟁력 저하, 이에 따른 안전·환경 문제 등도 고려해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화학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대표적인 범용 화학제품이다. 그만큼 시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코로나19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면서 에틸렌 스프레드(판매가격과 원재료인 나프타의 가격 차이)가 급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플래츠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톤당 445달러에 달했던 에틸렌 스프레드는 1·4분기 약 3분의1 수준인 158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 보는 에틸렌 스프레드 손익분기점(BEP)은 톤당 250~300달러 수준이다.

SK종합화학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기 시작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현재 국내 화학기업들의 연간 에틸렌 생산규모는 LG화학 250만톤, 롯데케미칼 233만톤, 여천NCC 195톤, 한화토탈 140만톤, SK종합화학 87만톤 등이다. SK종합화학의 생산규모는 여타 업체들보다 작다. 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NCC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수록 수익이 나는 대표적인 사업”이라며 “경쟁력을 높이려면 대규모 증설을 하거나 다운스트림 생산을 늘려야 하는데 SK종합화학은 투자 대신 정리를 선택한 것”이라고 봤다.



SK종합화학은 NCC 등 해당 설비를 철거하되 부지 활용 방안과 신규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해 정확한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두 공정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은 안정적인 공정 가동 중단 이후 개인 의사와 역량·경력 등을 고려해 전환배치 하기로 했다. 두 공정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고객사들에는 가동 중단 사실을 알리고 대체 공급처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SK종합화학의 결정 이후 여타 화학업체들도 사업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화학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높아진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13일 기준 중국 국영업체가 보유한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재고는 125만톤으로 전년 동기 95만톤보다 확연히 많은 수준”이라며 “유럽·미국의 수요 부진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상반기 내 가파른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SK종합화학 측은 “시황의 영향을 덜 받는 고부가 화학회사로의 ‘딥체인지’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고부가 패키징 사업을 차세대 성장 주력 분야로 선정하고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SK종합화학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폴리머 1위 업체 ‘아르케마’사의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을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2017년에는 미국 ‘다우’에서 에틸렌 아크릴산 사업을 인수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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