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증권  >  증시정책

[기자의눈]"이제는 운용사의 시간이다"

증권부 양사록 기자
예상보다 강도 낮은 사모펀드 개선방안
'운용업계 고사' 우려한 당국 배려 담겨
모험자본공급 제 역할로 신뢰 회복해야

[기자의눈]'이제는 운용사의 시간이다'
양사록기자

“이번 대책이 과연 라임자산운용 사태에서 문제가 된 사기나 부실자산에 대한 투자를 원천 봉쇄할 수 있는, 근본적인 투자자 보호 대책이 되겠습니까.”

지난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금융위원회의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향 발표장에서는 기자들의 날 선 질문이 이어졌다. 운용사와 판매사·신탁사 간 상호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한 이날 대책은 현장 기자 다수가 ‘이걸로 될까’ 생각할 정도로 강도가 약했다. 특히 한번 사고가 터지면 해당 산업의 숨통을 끊어놓을 정도의 직관적이고 강력한 대책이 나오기 일쑤였던 국내 규제 당국의 그간 행보에 비춰보면 더욱 그랬다.

이어 오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방만했던 라임운용의 행태가 낱낱이 까발려졌다. 펀드 돌려막기로 손실을 숨기고, 임직원이 직무상 얻은 정보로 사익을 편취한 정황까지 그간 보도돼온 혐의들 대부분이 사실로 드러났다. 더 강한 규제가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때쯤, 사태를 처음부터 파헤쳐온 금감원 담당자는 “순환투자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순환투자 동기가 잘못됐던 것이 문제”라며 사태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대책을 통해 사고에도 불구하고 자산운용 업계 전체를 죽이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최근 발생한 여러 사고를 예견하지 못했던 점을 일부 인정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기자들 앞에서 사과하는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면서 “규제를 무턱대고 강화해 산업을 죽이기보다 문제가 있는 일부 펀드에만 핀셋형 규제를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날 대책을 보고 전문사모운용사들은 가슴을 쓸어내렸을 수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낮은 강도의 대책이 무너진 신뢰 회복까지 담보해주지는 못한다. 자율성 부여에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제 역할을 하기보다 도덕적 해이로 화답해 투자자를 눈물짓게 한다면 금융당국은 언제든 더 강도 높은 대책을 꺼낼 것이다. 공은 넘어갔다. 이제 자산운용사의 시간이다. saro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D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