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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 돌아간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합병

IFRS17·킥스 도입 연기 가능성에

신한금융 내부 '통합 무용론' 고개

합병TF 운영·전산통합작업 중단

당분간 내부경쟁체제로 운영 방침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 작업이 원점에서 재검토된다. 신한금융그룹은 당분간 두 보험사를 통합 없이 내부 경쟁체제로 운영하는 ‘듀얼 인슈어런스 전략’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이 초기부터 난항을 겪은데다 합병의 명분으로 꼽혔던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의 도입 시기가 늦춰지고 또 기준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PMI 1단계로 추진 중이던 전산·회계 통합 작업을 무기한 연기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달 28일 주식교환을 통해 오렌지라이프의 잔여 지분 인수를 마쳤고 지난 14일 오렌지라이프 상장 폐지와 함께 100% 자회사 작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IFRS17 및 킥스 도입까지 2년이 채 남지 않은 만큼 당초 오렌지라이프 완전 자회사화가 완료되는 대로 양사 통합 작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오히려 신한금융 내에서는 통합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킥스 도입으로 신한생명의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요해지면서 자본 여력이 풍부한 오렌지라이프를 인수 후 합병하는 방식으로 증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당초 계획이었지만 현재로서는 IFRS17 도입 연기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킥스가 크게 완화돼 통합 명분이 약해졌다”며 “통합에 따른 득실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한 후 가능한 한 빨리 추진 여부에 대한 전략적 의사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지난해 말 완료된 킥스 2차 영향평가에서 오렌지라이프가 업계 최고 수준의 지급여력비율을 달성한 것은 물론 신한생명 역시 당국 권고치(100%)를 크게 웃돈 점도 한몫했다. 올해 3차 영향평가는 2차 평가에 비해서도 기준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는 이상 양사 모두 3차 평가도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오렌지라이프의 그룹 내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그룹 내 이익기여도는 물론 자산 대비 수익성, 생산성 등 모든 지표에서 오렌지라이프가 신한생명을 앞서면서 그룹 내 위상도 오렌지라이프가 신한생명을 제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당기순이익(지분율 감안)은 오렌지라이프(1,606억원)가 신한은행(2조3,292억원), 신한카드(5,088억원), 신한금융투자(2,208억원)에 이어 4위를 차지했고 신한생명(1,239억원)은 신한캐피탈(1,260억원)보다 밀려 6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지분율이 100%였다면 이익 기여도는 2,715억원으로 단숨에 신한금융투자를 제치고 3위에 오른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자산 규모가 각각 34조원, 32조원으로 덩치가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본효율이나 생산성 모두 오렌지라이프가 크게 앞서는 것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경우 올해 신한과 KB의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한 리딩뱅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비은행 부문 성장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오렌지라이프를 무리하게 신한생명과 통합시켜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신 지속적으로 그룹의 이익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독립적인 성장 전략을 짜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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