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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 택시면허 돈 주고 사는 게 공유경제?

■타다 금지법 3대 쟁점

  • 조양준 기자
  • 2019-12-14 15:21:57
  • 정책·세금
[뒷북경제] 택시면허 돈 주고 사는 게 공유경제?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논란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시행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이 부여되고, 유예기간마저 끝나면 타다는 불법 신세가 됩니다. 이미 지난 10월 현행 여객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타다로서는 최악의 연말을 보내고 있는 셈이죠. 타다를 운영하는 이재웅 쏘카 대표는 ‘타다 금지법 시행을 막아달라’며 연이어 SNS로 비판을 쏟아내고 있고, 법안을 만든 주무부처 국토교통부와 여당은 타다를 향해 ‘개정안이 만든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영업하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죠.

[뒷북경제] 택시면허 돈 주고 사는 게 공유경제?

①택시면허 돈 주고 사는 게 공유경제?

정부와 여당 말대로 여객법 개정안은 ‘플랫폼 운송사업’이라는 개념을 새로 포함했습니다. 운송 분야가 금융, 숙박, 용역과 더불어 대표적인 공유경제 산업인 만큼 앞으로 플랫폼(IT)과의 결합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인 만큼 플랫폼 운송사업을 새 업종으로 인정하고 제도화한 것이죠. 운송업에 진출하려는 IT 업계의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자는 의도도 있습니다. 그래야 IT 업계가 안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출시할 수 있으니까요. 타다 역시 플랫폼 운송사업 허가를 받으면 ‘타다 금지’ 조항, 즉 △11~15인승의 승합차를 관광 목적으로 빌리는 경우에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게 제한되고 △대여 시간은 6시간 이상이어야 하며, 차량 대여·반납은 공항과 항만에서만 가능하다는 조항을 적용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플랫폼 운송사업 허가를 받으려면 ‘시장안정 기여금’이라는 것을 내야 합니다. 정부는 기여금을 받아 택시 감차, 즉 택시면허를 사들이는 데 사용하게 됩니다. 택시가 줄어드는 만큼만 플랫폼 운송업체에 허가를 내주겠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운송업을 하려면 돈 주고 면허를 사라’는 의미입니다. 결국 용어만 달라졌지, 플랫폼 운송업체보고 택시회사가 되라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이 대표가 “야구선수(차량공유 서비스)를 지망하는 학생에게 축구(택시회사)를 하라고 하는 격”이라고 격분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우버X와 카카오택시, 카풀 서비스까지 대부분의 차량공유 서비스가 택시의 반발에 부딪쳐 커다란 사회적 갈등까지 빚었던 점을 고려하면 택시 면허 구입은 현실적인 방안일 수 있습니다. 카카오가 올해 안에 택시면허 1,000대를 사들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택시회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있는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뒷북경제] 택시면허 돈 주고 사는 게 공유경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왼쪽)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②혁신 제도화’ 틀 마련했다지만... 세부 내용은 이제 논의 시작

현재 국토부는 여객법 개정안에 타다를 제외하고 택시, IT 업계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실제 IT 업계의 분위기는 국토부의 설명과는 다릅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운송업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개정안의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개정안 자체에 찬성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털어놨습니다.

실제 지난 12일 국토부와 IT 업계가 여객법 개정안 후속 논의를 위해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국토부 측은 ‘일정 규모 이하의 중소 스타트업에는 기여금을 면제하거나 대폭 감면하겠다’고 다소 파격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그러나 IT 업계의 반응은 예상보다 냉랭했습니다. ‘개정안이 면허 총량제 같은 족쇄와 진입장벽을 포함하고 있다’, ‘천길 낭떠러지가 있을지 알 수 없는 문을 열고 나가라는 것’,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스타트업을 비난하거나 업계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는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죠.

여객법 개정안에는 또 다른 진입장벽이 될지 모르는 디테일이 숨어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플랫폼 운송사업 허가를 받으려는 업체는 ‘플랫폼 운송사업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심의위원 구성에 따라 심의 통과가 ‘바늘 구멍’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IT 업계 관계자는 “허가 규모도 제한적인데 심의까지 까다로워지면 안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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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원들이 지난 10월 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타다 본사 앞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확대 운영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성형주기자

③택시는 어떤 ‘혁신’ 하게 되나

사실 가장 궁금한 것 중 하나는 이번 기회에 정말 ‘택시가 변할까’ 하는 것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택시가 지금처럼 ‘불친절’의 대명사로 남아있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쟁 격화로 택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승차거부, 불필요한 말 걸기, 담배냄새 등 택시하면 떠올랐던 불편함이 많이 줄어 들리라는 예상입니다. 택시 기사의 열악한 처우의 근본 원인이었던 사납금이 내년부터 폐지가 되면 택시의 영업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했습니다.

관건은 일상에서 이런 변화를 언제 체감할 수 있느냐일 것입니다. 사실 소비자의 마음은 이미 IT 업계가 만든 서비스에 많이 기울어진 측면이 강합니다. 택시가 외부로부터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발할수록 ‘승객 이탈’은 심해져 온 것이죠. ‘타다 금지법’이 시행되든, 경쟁을 벌일 플랫폼 운송업체의 숫자가 제한되든 택시를 찾는 것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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