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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서 쌓이는 기업자금…1년새 61조 급증

상반기 10억초과 저축성 예금

11.5% 늘어…9년來 최고폭 증가

설비투자는 11개월째 뒷걸음

은행도 주담대 등 가계대출 주력

2분기 제조업 대출 찔끔 올라

연말 기업예금 유치 사활걸듯





은행에 쌓여 돌지 않는 기업자금이 1년 새 61조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기업이나 법인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기는커녕 오히려 저금리 속에서도 저축성 예금으로만 묻어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 더 심해질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설비투자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한국은행과 시중은행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0억원 초과 저축성 예금 규모는 593조5,000억원으로 1년 새 61조원(11.5%)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13.3%)를 제외하면 지난 2010년 하반기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10억원 이상 고액 예금은 통상 법인 성격으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의 예금쏠림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10억원 초과 고액 계좌는 문재인 정부에서 급증하는 모습이다. 2015년 9.2%, 2016년 7.0%, 2017년 7.2%에서 지난해 두자릿수대로 껑충 뛰었다. 이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경영 위기 등에 대비해 유동성을 미리 확보해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9월 설비투자 증감률은 전년 동기 대비 -1.6%로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4.2% 급감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 만에 최대폭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올해 비은행권을 제외한 은행의 기업 예금잔액도 1월 331조9,000억원에서 9월 346조5,000억원으로 14조6,000억원(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 예금잔액은 3.6% 증가해 예금으로 자금을 묶어두는 기업의 수요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자금의 돈맥경화 현상은 대출 부문에서도 확인된다. 은행들이 기업에 적극적으로 대출해줘 제조업 설비투자 등으로 이어지게 하기보다 여전히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에 더 주력한 것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315조3,281억원의 제조업 대출잔액은 올해 2·4분기 324조3,106억원으로 2.85% 증가에 그쳤다. 반면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5.76% 증가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사태로 제조업 경기가 직격탄을 받았던 2015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은 더욱 뚜렷하다. 2015년 상반기 이후 가계대출은 33.2% 급증했지만 기업대출은 6.94% 늘어나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나마 정부의 중소기업 대출 우위 정책으로 은행권 중기대출만 반짝 증가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돈을 쌓아두려고만 하는 기업처럼 은행도 비슷한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내년 신예대율 적용이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의 예수금 늘리기 작업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 기업대출이나 개인예금을 늘리는 데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며 “지표를 맞추기 위해 ‘뭉칫돈’을 확보하려는 은행이 기업예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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