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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누구도 넘볼수 없는 제조강국 돼야"...이재용 "오늘 격려 큰 힘"

[삼성, QD 디스플레이에 13조 투자]

文대통령 "디스플레이 1등 구축 아낌없이 지원"

李 "중기와 상생...함께 잘사는 나라 만드는데 앞장"

역할론 커진 삼성 "日 수출규제 걱정 안해도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앞서 폴더블폰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을 직접 체험하며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최근 1년여 사이에 부쩍 만남을 늘리며 청와대와 삼성이 어느 때보다 한국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으는 모습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외에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무역장벽 강화 등으로 한국 경제의 앞날이 어느 때보다 어두운 탓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 행사를 통해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한 ‘극일(克日)’ 이슈마다 매번 등장하는 ‘삼성 역할론’에 확실히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10일 삼성디스플레이와 충청남도의 신규투자 협약식 축사를 통해 “오늘 신규투자 협약식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대기업과 소재·부품 중소기업 간 공동개발 등 상생협력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에 대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을 만들자는 오늘 말씀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됐다”며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그리고 디스플레이 업계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이날 사용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제조 강국’이라는 표현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나라를 만들자’는 표현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삼성 입장에서는 의미가 남다르다. 광복절 경축사 당시 문 대통령의 표현이 ‘극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만큼 이날 행사에서도 삼성전자 측에 극일을 에둘러 주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이날 공장을 둘러보던 중 삼성 직원들과 화상통화를 갖고 ‘일본의 수출규제가 디스플레이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한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에 직원이 큰 목소리로 “네,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답하자 문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고맙다”고 말하며 극일을 다시 한번 당부하기도 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저가 물량 공세’에 위기를 겪고 있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신기술에서는 확실한 우위에 있는 만큼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더욱 시급한 이슈라는 판단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축사에서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주신 이재용 삼성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등 함께 해주신 기업인, 대학, 연구기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발언한 데도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삼성과 관련한 공개행사 축사에서 이 부회장의 이름을 별도로 거론하며 ‘감사하다’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인도 노이다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을 비롯해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 등에서 축사를 했지만 이 부회장에게 ‘감사하다’는 표현을 축사에 별도로 쓰지 않았다. 당시 축사 전문을 살펴보면 지난해 7월의 경우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 여러분, 새로운 공장의 준공을 축하합니다”라며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직원 모두에게 초점을 맞췄다. 또 올 4월 축사에서는 삼성전자를 직접 언급한 부분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원대한 목표 설정에 박수를 보내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정도에 그쳤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몇 달간 보인 이 부회장의 광폭 경영행보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7월 일본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규제안 발표 직후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업체와 만나는 등 발 빠른 대응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연초 일본의 수출규제 관련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듣고 삼성전자는 물론 국내 협력사 등에도 사전 대응을 주문하며 대비 태세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대응 덕분에 메모리반도체 생산 라인에 투입되는 액체 불화수소 등은 일부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디스플레이 부문에 투입되는 소재도 국산화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7월부터 두달간 한국의 대(對)일본 수출 감소율은 3.5%인 반면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율은 8.1%를 기록해 일본이 ‘제 발등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에는 일본 재계의 초청으로 도쿄에서 열린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재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한일관계의 냉각기류가 지속되며 한일 양국의 경제피해가 누적되는 가운데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이달 4일에는 이 부회장 부친의 일본 인맥인 ‘이건희와 일본 친구들(LJF)’ 멤버를 한국에 초청해 저녁식사를 하기도 했다.

/양철민·양지윤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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