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경제 · 금융  >  정책·세금

파주 이어 연천도 확진 ... 2010년 구제역사태 악몽 되풀이되나

[구멍 뚫린 돼지열병 방역망]
연천농가도 파주처럼 사료로 사육...발병국 방문도 없어
역학조사 6개월 소요…바이러스 전국으로 확산 위기감
구제역으로 가축 350만마리 이상 살처분 재연 우려
돼지고기값 ㎏당 6,.000원 넘어서 연일 상승세 이어가

  • 한재영 기자
  • 2019-09-18 19:03:32
  • 정책·세금
파주 이어 연천도 확진 ... 2010년 구제역사태 악몽 되풀이되나
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지원팀 관계자들이 현장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연천군에서도 확진 판정이 나왔다. 북한 접경 지역에서 이틀 연속 ASF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전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연천군 백학면의 한 양돈농장에서 전날 폐사한 어미돼지 한 마리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ASF 확진 판정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발병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4,700마리를 포함해 반경 3㎞ 이내에 있는 다른 3개 농장의 돼지 5,500마리에 대해서도 살처분 조치를 진행하기로 했다. ‘돼지흑사병’으로도 불리는 ASF는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만큼 살처분이 사실상 유일한 대처방안이다.

지난 5월 북한 내 중국 접경지역인 자강도 협동농장에서 ASF가 발병한 지 4개월 만에 휴전선 바로 아래인 파주와 연천에서 확진 판정이 나온 만큼 바이러스가 추가 남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연천 농가는 휴전선과 불과 4.1㎞ 떨어져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정확한 발병경로를 알기 위해 ASF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6개월여의 시간이 걸려 효율적 방역에 한계를 보이면서 양돈업계는 2010~2011년 구제역 사태의 악몽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파주 이어 연천도 확진 ... 2010년 구제역사태 악몽 되풀이되나

파주 이어 연천도 확진 ... 2010년 구제역사태 악몽 되풀이되나

◇감염경로 ‘깜깜’…역학조사는 6개월 걸려=농식품부는 전날 바이러스가 발견된 파주 농가와 마찬가지로 연천에서 ASF가 발생한 데 대해 이렇다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ASF 확산 원인으로 보통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음식 찌꺼기를 돼지에게 먹인 경우나 사람·차량·가축의 직접적인 접촉 등이 꼽힌다. 하지만 파주 농장과 마찬가지로 연천 농장도 잔반이 아닌 사료를 먹여 돼지를 사육하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네팔인 4명, 스리랑카인 1명 등 외국인 근로자 5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 중 네팔 노동자 1명이 5월 모국을 방문했지만 네팔은 ASF 발병국도 아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북한에서 넘어왔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휴전선에 철책이 설치됐고 감시 카메라도 있어 넘어오는 야생 멧돼지를 철저히 관리한다”며 “북쪽에서 넘어온 멧돼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5월 북한에서 ASF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북측에 방역 협조를 요청했지만 회신은 없었다. 정부는 ASF 역학조사와 방역에 북한과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보고 추가 협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가 확산될까…“살처분밖에 해법 없어 발 동동”=ASF 바이러스의 전파 원인이 오리무중인 탓에 추가 확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사람 및 차량 출입기록 분석 등의 역학조사가 보통 6개월이 소요되는 작업인데다 구체적인 물증을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 교수는 “현재로서는 비용이 들더라도 최대한 적극적으로 살처분을 실시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SF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구제역 사태에 버금가는 피해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공기로 전파되는 구제역과 달리 ASF는 물리적인 접촉을 통해서만 감염되지만 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2010~2011년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퍼지면서 당시 350만마리 이상의 가축이 살처분됐고 피해 규모는 3조원에 달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약 40% 급등하고 관련 가공품 가격이 10% 이상 오르기도 했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추가 피해가 우려되지만 소독을 하거나 출입을 막는 식의 제한적 조치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ASF 발병 처음 확인된 17일 돼지고기 경매가는 ㎏당 5,975원으로 전날(4,558원)보다 30% 이상 올랐다. 18일에도 6,000원을 넘어서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축 이동중지명령에 따른 단기물량 부족을 우려한 중간 도매인들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해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세종=한재영·김우보기자 jyha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