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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창]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대비하자

김창연 신영증권 자산운용부장

김창연 신영증권 자산운용부장




최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DLS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 이하로 내려가면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의 상품인데, 금리는 -0.7%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일부 반등했으나 여전히 원금을 상당 부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해당 상품의 투자자는 아마도 마이너스 금리가 비정상적이고 일시적일 수 있다는 생각에 추가 금리 하락 가능성을 지나치게 낮게 판단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14년 6월부터 초과지급준비금에 마이너스 부리율을 적용했으며, 일본은행도 2016년 1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도이체방크증권은 2019년 현재 미국 외 지역에서 거래되는 채권의 43%가 마이너스 금리이고 지난해 12월 대비 규모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는 채권 규모가 17조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마이너스 금리는 국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덴마크에서는 10년 모기지 금리가 마이너스이며 최근에는 다국적기업인 네슬레의 10년 만기 유로화 채권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저성장에 대처하기 위해 취한 비전통적인(unconventional) 정책이 마이너스 금리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본래 의도와 달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과 보험사·연기금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어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자산을 보유해 자산가치 상승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 은퇴자층에서는 금리가 하락할수록 원본을 지키고 싶은 심리로 소비를 자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투자를 확대하기보다 낮은 금리를 이용해 돈을 빌려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통화이론(Modern Monetary Theory)’과 같은 주장이 점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앙은행의 역할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는 통화발권력을 지닌 정부가 부도 위험이 없는 국채를 공격적으로 발행한 뒤 인프라와 복지 등에 투자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다. 막대한 국가부채에도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일본의 사례를 근거로 하고 있다. 국가부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는 기존의 시각과는 반대의 논리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플러스 금리가 상식이었던 시대를 살아온 만큼 마이너스 금리가 확산하는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다시금 전 세계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마이너스 금리로부터 자유롭다고 할 수 없으며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투자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마이너스 금리 현상을 단순히 플러스 금리의 확장으로 보든, 뉴노멀로 받아들이든 간에 이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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