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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Fun] 美친 존재감 '콜로라도'…'정통 픽업'이 왔다

<쉐보레 콜로라도 타보니>

보름간 산 깍아 만든 험로서 공개

강한 차제·유연한 서스펜션 일품

언덕길·진흙서 전천후 성능 과시

가솔린 엔진으로 정숙성도 우수

















미국에 가면 제너럴모터스(GM)의 강렬한 차들을 많이 보게 된다. 미국 도로에서 큰 사각형과 직선을 강조한 쉐보레의 픽업트럭 실버라도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타호를 본 사람은 “우와”하는 감탄사를 안 할 수가 없다. 슈퍼카 콜벳도 쉐보레의 강력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 쉐보레는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정통 아메리칸 SUV를 표방하는 이쿼녹스를 내놨지만 “길에서 보면 로또를 사야 한다”는 농담이 돌 정도로 성적이 저조했다. 쉐보레의 팬들은 타호와 콜벳 같은 인상적인 차들을 기억하고 있는데 국내 시장에선 말리부와 포니카 카마로가 최선이었다. 강해지는 배출가스 규제로 죽어가는 디젤 시장을 붙잡듯 1.6리터 디젤 엔진을 달고 고작 최고 출력 136마력을 내며 비싼 값을 자랑했던 이쿼녹스가 안 먹힌 데는 미국 영화를 통해 봐왔던 쉐보레와 실제 간 괴리가 컸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번엔 진짜 강한 친구를 데려왔다. 쉐보레가 이달 강원도 횡성의 리조트를 빌려 약 보름간 땅을 파고 언덕을 만든 것도 모자라 가파른 산을 깎아 비포장 길을 냈다. 그러고는 유명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한국 시장에 공개했다. 횡성까지 직접 찾아가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픽업트럭을 공식적으로 내놓은 쉐보레의 콜로라도를 경험해봤다.

우선 어설픈 한국화를 버렸다. 콜로라도는 국내 시장에서 ‘트럭=디젤’이라는 인식에 아랑곳 않고 3.6리터 가솔린 엔진에 최대 312마력, 38㎏·m의 힘을 내는 엔진을 얻었다. 국내 경쟁 모델보다 약 130마력가량 강력한 힘이다. 그러고는 대규모 시승행사 가운데 가장 극악스러운 오프로드 코스를 달리게 만들었다. 첫 코스는 길 오른쪽과 왼쪽이 계속해서 약 1m가량 높낮이 차이가 나게 만들어진 험로다. 뒷좌석에 먼저 앉아서 통과했는데 운전자가 험로를 지나서 브레이크를 밟자 차가 약 45도가량 기울어 섰다. 차가 기울어서 바퀴 하나가 공중으로 떠 있는데도 차체는 판판하게 받친다. 강한 차체의 강성을 바로 느꼈다. 쉐보레는 자랑하듯 풀박스 프레임 바디의 80%에 고강도강을 썼다고 설명했다. 다른 차들처럼 차가 사선으로 공중에 떠도 비틀림 강성에 문제가 없다는 듯 적재공간 문을 여닫기도 했다.

뒷좌석에 앉아있으니 멈춘 롤러코스터에 앉은 느낌이다. 높낮이가 다른 험로를 지날 때마다 푹신하면서도 쫀득한 서스펜션이 강한 충격을 거른다. 안에서는 강한 용수철이 탄력 있게 위아래로 움직이며 차를 끌고 가는 느낌이다. 직접 운전대를 잡고 이 코스를 지나가 봤다. 좌우로 약 45도씩 기울고 뒷바퀴 양쪽이 반복해서 지면을 놓치고 공중에 뜨는데도 차동제한장치(LSD)를 단 4륜의 능력으로 땅을 박차면서 험로를 지날 수 있다. 이 같은 험로를 스티어링 휠은 빡빡함 없이, 큰 무게감 없이 지날 수 있게 탄력적으로 돌아간다. 평생 이 정도 험로를 갈 일도 없겠지만 이 차 한대에 짐을 싣고 어디든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곧바로 약 80㎝가량 되는 웅덩이 코스로 진입했다. 그냥 엑셀을 꽉 밟아봤다. 흙탕물이 보닛을 넘어 앞유리와 차 천정까지 파도치듯 덮쳤다. 그 와중에도 콜로라도는 4륜 모드로 웅덩이 밑 진흙탕을 꽉 붙잡고 코스를 탈출했다.

다음 코스는 아예 산으로 갔다. 산에 스키의 모굴 코스를 만들었는데 콜로라도는 이 정도 오프로드는 장난처럼 지나갔다. 45도 경사와 가파르게 만든 언덕 등 정말 꼼꼼하게 만든 고난도의 오프로드 코스를 문제없이 처리했다.

험로 주행을 직접 하고 밖에서 보기도 하면서 놀란 점은 균형을 잘 잡는 발목(서스펜션)이다. 몸이 사선으로 기울어도 발바닥이 땅에 착 붙어 있으면 중심을 잡는 것처럼 콜로라도는 이 능력이 눈에 띄었다. 타이어가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벌어지는 각도인 캠버 각의 반경이 상당히 커 보였다. 차가 기울어도 너그러운 캠버 각이 발목처럼 함께 기울면서 타이어는 땅을 딱 짚었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바퀴가 경사가 있는 땅에 착지해도 기울어진 발목이 발바닥(타이어)을 노면에 붙인다. 차체 강성도 강성이지만 이 같은 서스펜션 세팅이 만든 중심 잡기 능력이 일품이다. 픽업의 왕국 미국에서 연간 14만대가 팔리는 능력을 알 만했다. 1.8톤에 달하는 집채 만한 카라반을 끌고 곡선을 돌았다. 거짓말 좀 보태자면 누가 카라반이 있다고 말을 안 해주면 모를 정도다. 3.2톤까지 끌 수 있다고 한다.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이 차가 가솔린이라는 점이다. 쉐보레가 보름에 거쳐 산을 깎아 만들어 놓은 험로를 힘자랑하면서도 조용히 처리했다. 일반 도로에선 엔진의 질감이 부드럽다. 시트마저 푹신해 승차감이 좋다. 화물차로 분류돼 자동차세도 2만8,500원이다.

굳이 불만을 찾자면 뒷좌석 등받이가 너무 섰다는 것이다. 다른 픽업트럭에서도 같은 불만이 나온다. 너무 세련되거나 수려한 인테리어를 기대하진 말자. 쉐보레다. 이 두 가지를 빼면 잘 달리는 ‘펀(Fun) 카’가 아닌 새로운 의미의 펀카를 4,000만원 대에 만날 수 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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