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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위기에도...'후진적 금융' 변한 게 없다

DLF 사태로 투자자·당국·금융사

금융시스템 부재 적나라하게 노출

지방銀은 해묵은 내부파벌싸움

예대마진 의존구조 등 구태도 여전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후진적인 국내 금융 시스템이 다시 한번 민낯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금리연동 상품은 위험성이 내재돼 있지만 은행들은 ‘설마 무슨 일이 있겠느냐’는 안일함으로 고객에 추천했고,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리 움직임이 지난해 예상과 달리 급변 조짐을 보였음에도 위험성을 간과하다 뒤늦게 허둥대는 모습이라서다. 같은 상품으로 이익을 봐온 투자자들은 상황이 급변해 손실 우려가 커지자 불완전 판매라며 반발하는 양상 또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키코(KIKO) 사태의 교훈을 잊었는지, DLF 판매 사태를 보면 은행영업 행태는 (키코 상품을 팔았던) 11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후진적인 금융시스템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만족할 수준까지 바뀌지 않은 것이다. ★관련기사 3면

뿐만 아니라 은행 이익구조도 여전히 예대마진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비은행 부문 이익은 20~30%에 그친다. 정부가 기술금융을 독려해도 기술을 아는 인력이 부족해 관련 대출을 할 수 없는데다 그나마 담보를 줘야 대출이 가능한 구태는 여전하다는 게 신생 벤처기업들의 하소연이다. 실제 정부가 동산금융 확대를 주문하자 은행들이 2,000억원이던 누적 대출 규모를 1년도 안 돼 1조원으로 확 늘렸지만 속으로는 언제 부실이 터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기술대출 능력을 갖추고 대출해준 게 아니라 정부 정책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압박하자 마지못해 끌려다니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금융당국도 규제혁신을 한다고는 하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그림자규제로 덧칠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미리 비상벨을 울리는 경고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고 위험을 직감하는 전문가가 부재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같다. 지방은행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역시 시스템 퇴행의 주범으로 꼽힌다. DGB금융의 경우 뿌리 깊은 학연·지역에 얽힌 오랜 파벌싸움을 거치면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 한 국책기관 관계자는 “금융 시스템이 겉보기에는 좋아졌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시스템이나 경영진 마인드 등이 여전히 후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말로만 하는 선진금융이 아니라 곳곳의 시스템을 선진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민우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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