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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 "4차산업시대 '혁신금융' 槍으로…"

"과속보다 균형성장 이룰 것"

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권욱기자




최근 캐피털 업계의 주목을 받는 회사가 있다. 대부분의 캐피털사들이 성장 정체에 직면한 가운데 매년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는 신한캐피탈이다. 지난해 순익으로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4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76.8% 증가한 456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은행·카드·캐피털 등 업권 간 업무영역이 무너지면서 캐피털이 할 만한 게 사라지고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회사를 장기적·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운을 뗐다.

투자 확대를 통해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허 사장의 구상이다. 이는 최근 금융권의 화두로 ‘혁신금융’이 떠오른 것과 궤를 같이한다. 혁신금융은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신(新)성장 분야에 대한 금융기관의 자금공급 역할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특히 금융권은 대출보다는 과감한 투자를 늘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벤처투자부 신설, 투자자산 25%까지 확대

AI·전기차 스타트업 등 新산업분야에 집중

투자 역동성 위해 영업본부장엔 최종 결정권

“신한금융그룹의 혁신금융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투자와 관련해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금융권도 대출 중심의 전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산업 변화에 발맞춰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자산을 적정 수준으로 늘리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신한금융은 올해 3월 그룹 산하 14개 그룹사 110여개 본부부서의 임직원 2,000여명이 참여하는 초대형 위원회인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기업대출 체계 혁신 △혁신기업 투자 확대 △혁신성장 플랫폼 구축 등 3대 중점추진과제 가운데 혁신기업 투자에 대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 바로 신한캐피탈이다.

실제 허 사장은 투자 확대를 위해 벤처투자부를 새로 만들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이 발전하고 전기차가 세상을 바꾸는 등 산업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면서 “스타트업이나 중견 벤처기업 투자를 늘려 전체 자산 내 투자 관련 비중을 25%까지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신한캐피탈의 전체 영업자산 가운데 신기술금융 등 투자자산 비중은 올 3월 말 기준 20.8%을 기록해 처음으로 20% 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기업 위주로 자금이 몰리면서 투자 업계 내 경쟁도 치열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허 사장은 신한캐피탈만의 투자 노하우로 다른 금융회사와의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취임 후 과거 투자자료를 분석해보니 75~80% 정도가 이익을 냈고 20% 정도에서만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10년 이상 적정한 투자수익률을 낸 경험과 충성심이 강한 인력을 고려하면 승산이 있습니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는 직원 보수 체계가 성과와 연동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특정 부문에 투자가 쏠릴 수 있는 반면 우리는 인센티브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오히려 장기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습니다.”

허 사장은 순익개선 목표치로 연 15%를 제시했다. 과도한 성장을 이끌어낼 경우 뒤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새로운 성장 기반인 투자 확대 또한 ‘과속’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저는 균형성장을 신봉하는 사람입니다. 투자 한쪽으로만 쏠리지 않도록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쪽으로 투자가 쏠리지 않도록 투자 업종도 다변화할 것입니다. 대출이나 투자 한 건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출은 5%, 투자는 8% 정도의 연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성장은 뒤탈…대출 비중도 균형있게

年15% 순익개선, 안정적 장기플랜 마련할 것

선진·이머징시장 나눠 해외공략도 본격 추진



허 사장은 투자역량 강화를 위해 책임경영 체계도 확립했다. 최고경영자(CEO)가 일일이 개별투자 건에 대해 판단을 내릴 경우 실무부서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허 사장은 “과거에는 CEO에게 대출이나 투자에 대한 비토권이 있었는데 내가 취임한 뒤 결과만 보고하도록 규정을 과감하게 바꿨다”면서 “각 영업본부장들이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된 셈이어서 훨씬 더 책임감을 가지고 진정성 있게 사업에 접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율성을 강화해 투자의 역동성을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허 사장은 “투자는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손실이 나도 오롯이 CEO가 감당해야 한다”면서 “손실에 대해서는 그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투자 시스템에 반영하는 등 보완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기업금융 중심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지만 가계대출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허 사장은 리테일 대 기업, 부동산 대 비(非)부동산, 국내 대 해외 등 여러 분야에서 자산 균형을 맞추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허 사장은 “과거 20년간 리테일 금융과 기업금융은 항상 부침을 겪었다”면서 “기업금융이 힘들어지고 나서야 가계대출을 확대한다면 뒤처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계대출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신한캐피탈은 전체 자산의 40~50%가 선박금융에 몰려 위기의 근원이 됐다”면서 “다행히 설영오 전 사장이 선박금융 부실 문제를 해결한 덕에 지속 성장 기반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해외진출 또한 신한캐피탈이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 가운데 하나다. 허 사장은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과 신한금융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지낸 ‘국제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최근 해외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영업부를 신설했다”면서 “선진시장과 이머징시장으로 나눠 해외진출 전략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신한캐피탈은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부칼라팍에 투자하기도 했다.

허 사장은 신한캐피탈이 국내외 사업을 추진하는 데 ‘원신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말을 맺었다. 원신한은 신한금융 내 은행·카드·캐피털·보험 등 계열사들이 협업을 강화해 하나의 체계 안에서 움직이도록 하겠다는 신한금융의 기치다.

“원신한이란 신한금융만으로 고객의 모든 금융 니즈를 해결해주는 것입니다. 신한이 하나의 대형 프로젝트를 따냈을 때 은행이나 금융투자에서 하기 어려운 대출이나 투자를 캐피탈을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해외사업도 글로벌투자은행(GIB) 부문을 통해 계열사 협업이 강화되고 있는데 그룹이 진출하는 주요 해외 국가에서 투자를 확대하겠습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He is …

△1961년 광주 △1980년 광주 대동고 △1987년 고려대 경영학과 △1987년 신한은행 입행 △1998년 신한은행 뉴욕지점 차장 △2004년 신한은행 기업고객지원부 팀장 △2006년 신한은행 뉴델리지점장 △2011년 신한은행 글로벌전략부장 △2013년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 △2016년 신한은행 부행장보 △2017년 신한은행 부행장(그룹 글로벌사업부문장) △2019년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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