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26일 오후 각각 출판업계 간담회와 출판 학술 세미나를 열고 어려워지고 있는 출판시장에 대한 대안을 모색했다. 각각의 모임에서 출판인들은 정부의 적극 정책을 요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휘영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출판계 소통 간담회’를 열어 출판계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출판산업 발전을 위한 분야별 지원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문체부에 따르면 이번 간담회에서는 출판, 유통, 지역서점, 수출, 웹소설 등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산업의 현황을 공유하고 변화하는 기술·사회 환경에 맞춰 필요한 출판 분야 지원 정책 방향을 모색했다.
출판 분야에서는 강성민 파주출판문화도시재단 이사장, 김소영 문학동네 대표, 이광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조소정 위고출판사 대표, 유통 분야에서는 박현진 밀리의서재 대표, 허정도 교보문고 대표, 지역서점 분야에서는 오명영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회장, 이대건 동네책방네트워크 회장, 수출 분야에서는 이정민 제이엠(JM)에이전시 대표, 홍순철 비시(BC)에이전시 대표, 웹소설 분야에서는 김환철 대한출판문화협회 부회장 겸 한국웹소설협회 회장, 손제호 문피아 대표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출판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출판생태계 전반에 대한 정부지원과 예산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문체부가 전했다. K북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에 걸맞은 번역과 수출 대행사 지원, 독서 공유(텍스트힙) 시대에 발맞춘 지역서점 기반의 문화프로그램 활성화, 미래 성장동력이 될 웹소설 전문인력 양성 등을 주문했으며, 출판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 등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 역시 강조했다.
이날 최휘영 장관은 “저 또한 책의 가치에 크게 공감해 책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며, “지식과 상상력의 보고인 출판은 그 고유의 인문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식재산(IP) 확장을 통해 콘텐츠 산업 전반에 선순환의 소비구조를 형성하는 힘을 가진 K콘텐츠의 원동력이자 뿌리 산업”이라고 말했다고 문체부는 전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출판산업도 큰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보다 다양한 도서가 출판·유통되고 그 매력이 세계로 확산해 가도록 현장에 귀 기울이고 다각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출판문화협회는 한국언론정보학회와 공동으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 4층 대강당에서 출판 학술 세미나 ‘한국 출판에 미래는 있는가? - 새로운 가치와 정책의 탐색’을 개최했다.
‘출판 정책의 성찰과 재설계’라는 주제로 국가 출판 정책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는데 김규찬 국립창원대 교수가 “‘찍기’와 ‘읽기’의 간극: 출판 정책의 목표와 수단에 대한 고찰”을,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의 발표 “한국 출판정책의 좌표와 발전 과제”를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김동혁 서일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또 ‘출판의 가치와 출판문화의 현주소’ 주제로는 이희은 조선대 교수, 김예란 광운대 교수, 김지현 한양대 교수, 이동후 인천대 교수, 채웅준 대한출판문화협회 연구위원, 박승일 캣츠랩 대표가 각각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김규찬 국립창원대 교수는 “현재 유사 내용으로 있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인쇄문화산업진흥법·독서문화진흥법 등 출판 관련 3법의 내용을 정비하고 통합함으로써 중복과 비효율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올해 460억원에 불과한 출판·독서 예산을 늘리고 특히 지난 정부에서 대폭 줄어든 독서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출판 분야는 문체부 예산 가운데 0.6~0.7% 수준에 불과하다. 문체부 예산이 전체 정부 예산에서 1% 수준(2025년은 1.05%)이니 책 관련 예산이 얼마나 적은지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출판 환경과 산업은 빠르게 변하는데 현재 정부 정책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청년들이 출판을 비전있는 산업으로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도 “출판과 독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독서생활화를 더욱 강화하고 ‘책읽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두 행사 모두 지난 19일 언론에 공지됐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은 이날 협회가 주최한 학술 세미나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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