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고급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가 히말라야 산맥 고원지대에서 초대형 불꽃놀이 프로젝트를 열었다가 현지 네티즌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결국 사과했다.
2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크테릭스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공식 사과문을 내고 “단지 사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정부 부서의 감독하에 예술가 팀과 협력해 이 프로젝트 전 과정의 환경·생태 영향을 재검토하고 제3자 환경보호 전문기관을 초청해 엄격하고 투명한 평가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연출을 맡은 중국 유명 설치미술가 차이궈창도 “모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크테릭스는 앞선 19일 티베트 제2도시인 시가체시 장쯔현의 해발 4500~5500m 고산지대에서 불꽃 예술 프로젝트 ‘승룡'을 진행했다. 산등성이를 따라 3㎞ 길이의 폭죽을 설치해 순서대로 터뜨린 뒤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설산의 눈이 녹은 물줄기를 따라 멀리 흘러가는 형상”이라며 인터넷에 동영상을 공개하자 이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생태계 파괴 논란이 일었다.
아크테릭스는 환경 보호를 위해 생분해성 소재로 폭죽을 제작했으며 행사 전 야생동물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해명했지만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주민과 관람객 다수가 ‘폭발 때마다 굉음과 함께 대량의 분진이 발생했다’고 증언하며 논란은 일파만파 번졌다. 환경보호 단체 ‘와일드 차이나’ 대표이자 유명 생태사진가 시즈농은 “불꽃놀이는 지역 야생동물들에게 ‘인위적인 재앙’이었다”며 “프로젝트 기획 과정에서 단 한 명이라도 이의를 제기했다면 이런 터무니없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번 사건으로 아크테릭스의 초고속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모회사 아머스포츠가 2018년 중국 스포츠업체 안타에 인수된 이후 아크테릭스는 현지에서 고급 아웃도어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올 2분기 아머스포츠 매출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12억 3600만 달러(약 1조 7222억 원)를 기록해 흑자전환(1280만 달러)에 성공했다. 중화권 매출이 전년 대비 42% 폭증한 4억 1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 성장세를 견인했다. 파이오니어 캠프, 카멜, 오자크트레일 등 경쟁 업체들도 아크테릭스에 대한 악화된 틈을 타 일제히 ‘자연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내며 반격에 나섰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캐나다 트레일러닝 브랜드 ‘노르다’, 한국 코오롱스포츠 등도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제 막 주류 브랜드로 자리잡은 아크테릭스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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