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제18호 라가사가 대만을 강타해 최소 1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필리핀과 홍콩에서도 사망·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 남부도 긴장 속에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24일 대만통신사(CNA)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 당국은 태풍 라가사의 영향으로 동부 화롄현에서 홍수가 발생해 이날 오후 4시 기준 17명이 숨지고 32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초 150여명으로 집계됐던 실종자 수는 수색·구조작업을 거치면서 17명으로 줄었다.
라가사는 태풍 경로 가장자리에 있던 대만을 할퀴고 지나가면서 대만 동부에 약 700㎜의 폭우를 퍼부었다. 라가사의 영향으로 화롄현 소재 언색호가 전날 오후 2시 50분께 순식간에 범람해 다리를 무너뜨리고, 이어 광푸향 마을에 엄청난 양의 물을 쏟아내면서 피해가 커졌다. 인구 8500명 중 60%는 태풍 피해에 대비해 자신이 사는 건물의 높은 층에 머물렀고 나머지만 다른 지역으로 대피했다. 언색호는 약 2달 전 산사태로 강물이 막히면서 마타이안강 상류에 만들어진 호수다. 한 주민은 온라인 게시물을 통해 “그들(당국)이 산사태로 생긴 호수를 처리하지 않았다”며 국가에 손해배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에서도 라가사의 영향으로 최소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에서는 태풍이 접근하면서 강한 바람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4명이 부상을 입었다. 7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가 22일부터 휴교에 들어가는 등 도시가 사실상 폐쇄된 상태다. 홍콩 천문대는 이날 오전 2시 40분을 기해 최고 수준 단계인 ‘태풍경보 10호’를 발령했다.
태풍이 중국 남부 해안을 향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홍콩과 맞닿은 중국 선전시를 포함해 중국 남부 광둥성도 비상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광둥성 전역에서 100만 명 넘는 인원이 대피했으며 12개 도시의 학교와 공장이 문을 닫고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됐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에서는 광둥성 일대 마트와 슈퍼마켓들이 사재기로 인해 텅 빈 사진들이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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