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 알리바바가 향후 3년간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설비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3800억 위안(약 74조 5000억 원)보다 늘리겠다고 밝혔다.
우융밍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24일 항저우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AI 산업의 발전 속도와 인프라 수요가 우리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알리바바는 앞서 올해 2월 향후 3년간 3800억 위안의 AI 및 인프라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여기서 지출을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추가 투자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알리바바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매개변수 1조 개 규모의 신규 초거대언어모델(LLM) ‘큐원3-맥스’(Qwen3-Max)도 선보였다. 주징런 알리바바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 모델이 코드 생성과 자율형 에이전트 기능에서 특히 강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율형 에이전트란 사용자가 설정한 목표를 향해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말한다. 초기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질문이나 요청에 간단한 답변을 내놓는 데 그쳤다면 자율형 에이전트는 한 발 더 나아가 ‘비서’ 역할까지 도맡을 수 있는 셈이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익히 알려져 있으나 최근 AI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면 재편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기존 제품보다 범용성이 높고 더 다양한 AI 추론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자체 AI 칩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AI 전환 노력은 실제 매출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 2분기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AI 관련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 덕분에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알리바바는 내년까지 한국을 비롯한 최소 8개국에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열어 수요 급증에 대응할 계획이다.
한편 추가 투자 소식에 이날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장중 한때 7% 넘게 급등했다. 알리바바 주가는 AI 매출 호조와 창업자 마윈의 경영 복귀설 등에 힘입어 최근 한 달 들어서만 32.65% 급등했다. 다만 2020년 10월 고점과 비교해선 여전히 반토막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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