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는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들만 보이지만 사실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고 완벽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만드는 괴수들은 ‘완벽하지 않음’의 성자와도 같습니다.”
멕시코의 거장 기예르모 델토로(사진) 감독은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넷플릭스 신작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주인공을 포함해 자신이 만든 괴수 캐릭터에 대해 “인간의 어두운 면과 비범함의 상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완벽하고 밝은 쪽보다는 불완전한 쪽에 초점을 맞춘다”며 “사회·정치·종교적 상징인 괴수 캐릭터와 동화나 우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과 제 생각을 공유하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메리 셸리의 동명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한 ‘프랑켄슈타인’은 천재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연구 끝에 새 생명을 창조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올해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함께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랐으며 11월 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델토로 감독은 ‘프랑켄슈타인’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되며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 영화를 너무 사랑하고 한국 감독들과도 친분이 있어 흥분을 감출 수 없다”며 “부산의 아름다움과 축제의 규모, 한국 관객들의 취향 등 모든 것이 대단하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정말 세계적으로 중요한 페스티벌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과 ‘괴물’,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 등 한국 감독들의 대표작을 차례로 열거하며 “다른 나라의 어떤 영화들에서도 찾을 수 없는 개성이 있다”고 평했다.
‘프랑켄슈타인’은 전날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이맥스 포맷으로 처음 한국 관객을 만났다. 델토로 감독은 극장을 찾은 300여 명의 관객 모두에게 사인을 해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그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 자체가 행복”이라며 “특히 저를 만나러 온 사람이라면 그들을 위해 저 자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멕시코 출신인 델토로 감독은 ‘판의 미로(2006)’와 ‘크림슨 피크(2015)’ 등을 연출했고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2017)’으로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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