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표적수사'에 별다른 진전이 없자 사건 수사를 지휘해온 검사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쫓아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그가 나가기를 원한다"며 버지니아동부 연방검찰청의 에릭 시버트 임시검사장을 해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버지니아동부 연방검찰청은 관할 구역 내에 있는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국방부, 법무부 등의 수사기관들이 수사한 국가안보 사건 상당수를 처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워너, 팀 케인 등 민주당 소속 연방상원의원 2명이 시버트 지명에 찬성한 점이 탐탁지 않게 여겨 시버트를 해임키로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에 시버트 검사장은 검찰청 직원들에게 자신이 사직했으며 이 검찰청의 2인자였던 마야 D. 송은 평검사로 강등됐다고 이메일로 알렸다. 다만 시버트 검사장은 이메일에서 사직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밤늦게 "그(시버트 검사장)가 (자진해서) 그만둔 것이 아니라, 내가 해임했다!"고 소셜 미디어에 게시물을 올렸다.
이처럼 관련자들의 말이 조금씩 엇갈려 해임인지 자진 사직인지 후보자 지명 철회인지는 확실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배경에 트럼프 대통령 측의 '하명 표적수사 요구'가 있었고 시버트 검사장이 이에 불응했던 점은 명확해 보인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대해 '하명 표적수사'를 하도록 시버트 검사장에게 수개월간 강한 압박을 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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