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레버쿠젠에서 두 번,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다섯 번, 그리고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MLS)에서는 데뷔 6경기 만에 해트트릭이 터졌다. 물론 MLS는 유럽 빅리그에 비해 리그 수준이 낮지만 그래도 6경기 5골 1도움은 그야말로 ‘미친’ 페이스다. 참고로 잉글랜드 아스널과 이탈리아 AC밀란 등에서 활약했던 올리비에 지루(릴)는 지난해 LA FC에 입단했지만 공식 경기 5골에 그친 뒤 올해 7월 팀을 떠났다.
18일(한국 시간) 미국 유타주 샌디 아메리카 퍼스트 필드에서 열린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2025 MLS 정규 리그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은 후반 37분 공격 콤비인 데니스 부앙가와 함께 앞 구르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날 세 번째 득점을 하고 난 뒤였다.
손흥민은 전반 3분 만에 왼쪽 페널티 지역으로 공을 몰다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쪽 골망을 갈라 선제골을 넣었고 16분에 MLS 데뷔 첫 멀티골을 작성했다. 페널티 아크 뒤편에서 공을 잡은 뒤 골대 하단 구석을 찔렀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던 시절 그 지역은 ‘손흥민 존’이었다. 후반 12분 골대를 강타해 세 골째를 놓친 손흥민은 2대1이던 37분에 기어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역습 때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만든 부앙가는 욕심 부리지 않고 왼쪽의 자유로운 손흥민에게 양보해 어시스트를 올렸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두 번,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옮겨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네 번,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한 번 해트트릭을 기록했었다. 이날 3~5호 골을 몰아넣으면서 손흥민의 MLS 기록은 6경기 5골이 됐다. MLS 2경기 연속골이고 이달 미국에서 치른 A매치 2경기를 포함하면 4경기 연속 득점이다. 월드컵을 염두에 두고 미국으로 옮긴 손흥민이 적응기를 건너뛰고 리그를 주무르면서 내년 6월 개막인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벌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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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1로 이긴 LA FC는 서부콘퍼런스 4위(13승 7무 8패)다. 손흥민 합류 후 6경기에서 3승 2무 1패. 정규 리그 종료까지 5경기를 남겼고 그다음은 포스트시즌 격인 MLS컵이 기다리고 있다. 슈팅 6개 중 4개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고 후반 41분 교체 아웃된 손흥민에게 후스코어드닷컴은 평점 10점 만점을 줬다. MLS는 ‘샤이닝 손’이라는 제목과 함께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홈페이지 메인 소식으로 전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수비 진영 동료들이 상대의 크로스와 슈팅을 잘 막아줬다. 칭찬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골을 넣든 못 넣든 매 훈련과 매 경기가 즐겁다”고 했다.
토트넘 시절 해리 케인과 이룬 ‘손케 듀오’처럼 ‘흥부 듀오’도 뜨겁다. 지난 경기에 부앙가가 해트트릭을 했고 이번에는 손흥민이 부앙가의 도움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프랑스 리그1 생테티엔 출신의 부앙가는 이날 1골 1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은 부앙가에 대해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저한테 많이 맞춰주는 덕분에 시너지를 내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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