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6일 여야의 극강 대치 끝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간사 선임의 건을 부결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총 투표수 10표 중 '부' 10표로 마무리됐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나 의원에 대한 간사 선임의 건을 회의 안건으로 상정하고 심의에 돌입했다. 야당 의원들은 “표결도 필요없는 사항”이라며 여당의 협조를 촉구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회의 안건으로 상정된 것 자체가 문제”라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특히 이날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 의원을 향해 “12.3 불법 비상계엄 때 국회에 들어오지도 않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표결에도 불참했다”며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기 위해 용산 대통령 관저에 드나들고 그의 스피커를 자처한 사람을 간사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고성이 오가는 격한 토론 끝에 여당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무기명 투표 절차가 진행됐다. 이에 반발해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한마디로 독재의 끝판왕을 보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이 우리당 의원들의 발언권을 통제하면서 '입틀막' 하는 것을 넘어 간사마저 좌지우지하며 의회독재를 하고 있다"며 "패스트트랙 사건 구형을 받았기 때문에 법사위를 그만두라고 하는데, 그런 이유라면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추미애 법사위원장에 의해 의회 77주년 역사상 최악의 추태가 벌어졌다"며 "잘못된 행태는 즉각 시정해서 나경원 의원이 국민의힘 간사가 될 수 있도록 다시 안건을 상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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