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희토류 채굴업체 MP머티리얼즈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입니다. 지난달 9일 '트럼프·시진핑 열올리는 '희토류' 투자해볼까'에서 소개해드렸던 희토류 공급망 재편의 최대 수혜주인데요. 당시 27.69달러(9일 종가 기준)였던 회사의 주가는 11일 45.11달러로 63% 올라 마감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투자 소식이 전해진 10일(현지 시간) 장 중 한때는 50.98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지요.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로 제시한 34달러도 훌쩍 뛰어넘은 수준입니다.
구조를 살펴보면 우선 미 국방부는 MP머티리얼즈의 전환우선주(CPS) 4억 달러(약 5500억 원) 어치를 매수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더해 향후 10년간 주당 30.03달러에 전환이 가능한 권리(워런트)도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이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미 정부는 MP머티리얼즈의 지분 약 15%를 확보하게 될 전망입니다. 기존 최대주주인 제임스 리틴스키 MP머티리얼즈 최고경영자(CEO) 8.61%, 블랙록펀드 8.27% 대비 두 배 가까이 많습니다.
미국 정부가 민간기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희토류를 필두로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을 틀어쥐고 있는 중국이 수출통제를 강화하자 원자재 공급망 내재화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 국방부는 이번 거래에 대해 “미국의 희토류 자석 공급망 구축을 가속화할 공공·민간 파트너십”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중국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민간기업과 이례적인 거래를 맺었다”는 해석을 내놨지요.
핵심 광물 확보가 미래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키(Key)로 부상하면서 바야흐로 글로벌 광물 전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미국과 전 분야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협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심지어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해외 광산과 지하 자원 등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호주 그리피스아시아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사들인 광산 규모는 2013년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기업 자문 회사 SP엔젤의 존 마이어 분석가는 "누군가 원자재 채굴에 근접할 때마다 중국이 수표 다발을 들고 달려온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 세계 주요국도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본은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중심으로 기술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미쓰이그룹 등 종합상사를 통한 현지 광산 지분 투자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미쓰이그룹은 종합상사인 미쓰이물산을 통해 1990년대부터 세계 곳곳의 해외 유전과 가스전, 광산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데요. 글로벌 산업과 기술 발달로 원자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입니다. 올해도 호주 로즈릿지 철광산 개발 사업에 역대 최대 규모인 8000억 엔을 투입하는 등 천문학적인 자금을 집행하고 있지요. 이번 투자로 미쓰이그룹은 세계 철광석 연간 생산량의 4%를 손에 쥐게 됩니다.
미 금융회사 너드월렛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광물을 비롯한 원자재는 소비자에게 항상 필요한 것인 만큼 세계 경제에 분쟁이 일어나거나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중국, 호주,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의 희토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도 여전히 눈여겨볼만 합니다. 반에크 희토류 ETF(REMX)는 희토류 및 전략 금속 생산, 정제, 재활용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품인데요. 채굴부터 정제, 재활용까지 전 밸류체인을 커버하면서 국가 리스크까지 분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울러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ETF에도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글로벌 무역 긴장이 재점화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주식시장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주식 펀드는 7월 첫째주 316억 달러 순증가했으나 둘째주에는 21억 달러 순증가로 매수세가 약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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